수출입銀 임명 절차 끝내 ... 노조 추천 이사 도입 갈등
기업銀 노조 재추진 논의... 국민銀 노조 보유 주식 확대

금융권에서 노조의 경영 참여가 가시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노동 이사제'가 정권 출범 초기 노조 중심으로 추진됐다가 실패했다.  4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노조가 추천한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가 이사로 선임됐다. 노조가 추천한 이사가 탄생하면서 수면 아래 가라 앉았던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노조가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이사 추천에 나설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신충식 사외이사, 김세직 사외이사가 내년 3월 26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중소기업은행법 제26조 및 정관 제38조에 따르면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은행장의 제청 후 금융위원회가 임면한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사 탄생에 자신한다. 노조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번번이 도입이 무산됐다"면서 "내년 주총에서 노사가 의지를 갖고 합심한다면 충분히 노조추천이사제 도입할 수 있다. 사전에 사측 및 기획재정부와 보다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3월 주총 때 사외이사 4명 중 김정훈, 이승재 사외이사가 임기가 만료됐다.  노조는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윤종원 행장이 취임 당시 노조와 추천이사제를 도입을  합의했지만 실패했다.

윤 행장은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조추천이사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있는 사안"이라면서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충분히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라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적극

국민은행 노사는 시중은행 가운데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노조는 우리사주를 확대해 2022년에는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이사회 진입시킬 계획이다.

현재 노조의 보유주식은 25만주(약 10억원). 주주 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추천이 가능한 보유 주식 0.1%이다. 노조는 지분0.1%에맞춰 추가로 10만주를 더 매입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2017년 11월 임시주총회에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했으나 실패했다. 이어 2018년에도숙명여대 권순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등 3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실패했다. 2019년 3월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가 주주체안을 자진 철회했다.  2020년 노조의 주주제안에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윤수진(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 류영재(서스틴베스트 대표)후보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문재인 정부 임기말 금융 노동 개혁

문재인 대통령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노사추천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다.

노조추천이사제란 노동조합이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추천해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경영활동에 반영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조 대표가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보다는 다소 완화된 노동자 경영참여 제도로 꼽힌다. 다만 경영계에서는 지나친 경영간섭이라며 자본시장 경제 근간을 위협한다며 반대 입장을 내세웠다. 

정부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에서 매년 추진됐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청와대 출신의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경영을 맡은 기업은행에서부터 노사추천이사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월 한국노총과 협의회에서 노조추천이사제를 두고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기업은행이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한다면 이후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으로 제도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권호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3월 <금융지주사 책임 강화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6대 은행 이사회와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걸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사외이사는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어  “경영진 영향력이 닿지 않는 근로자대표 혹은 노조가 복수로 추천한 후보 가운데 1인을 반드시 이사로 선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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