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애자 경기감독관(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이 배구협회 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주장 김연경에게 인터뷰 대답 강요와 수직적 모습에 화난 네티즌들에 항의가 쏟아지자 사퇴를 결정했다. 

유 감독관은 12일 배구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귀국 인터뷰에 대한 사과문을 올리고 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유는 “지난 9일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여자배구대표팀의 귀국 인터뷰 과정에서 선수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배구 팬 여러분께 감사를 표현하는 자리였는데 사려 깊지 못한 무리한 진행을 해 배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의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의 직책을 사퇴한다”며 “깊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자중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배구협회 게시판
배구협회 게시판

지난 9일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유 감독관은 주장 김연경에게 첫 질문으로 포상금에 대해 물었다. 김연경이 난처한 듯 에둘러 답했다. 구체적인 포상금 액수에 대한 답변을 재차 강요했다.

배구협회에 후원한 기업인의 이름을 호명하며 감사 인사를 남길 것을 압박했다. 조원태 대한배구협회 회장, 오한남 한국배구연맹 총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이 각각 2억원씩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축하 인사를 보낸 것과 관련 답변을 물어봤다. 김연경 선수는 "관심을 가져주신 것 만으로 감사드린다. 여자배구가 좋은 메시지를 전했다고 해서 감사하다. 계속해서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변했다.

해당 기자회견 장면이 공개된 뒤 온라인상에서는 유 감독관의 질문이 무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구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비판에 글이 쏱아졌다. 올림픽을 치르니라 고생이 많았다.  후원 기업인과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강요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프로골퍼로 알려진 유 감독관 딸인 박시현 선수의 소셜미디어에도 악성 댓글을 다는 등 유 감독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했다. 결국 박시현 선수는 자신의 SNS계정을 비공개로 바꿨다. 

한편  배구선수 출신의 유 감독관은 한일합섬 여자배구단과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시절에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경력이 있다.  현재 프로배구에서 경기감독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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