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ㆍ아시아나항공 감사위원회, 공정위 과징금 및 부당지원 손해회복 조치
산업은행, 아시아나항공 CB 보유한 채권자로서 회사의 손해회복에 관심 촉구
SKC 감사위원회, SK텔레시스 부당지원 사건 조사 손해회복을 위한 조치 취해야

재벌 범죄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가 되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 효성, 금호, 두산, 태광 등 국내 재벌 대부분이 배임ㆍ횡령ㆍ비자금 등 기업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과거 재판을 받았거나 현재 진행중이다.

'재벌저격수'로 알려진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가 17일 현재 구속기소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과 최신원 전 네트웍스 회장에 대해 불법행위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금액을 배상하라는 성명을 냈다.

최회장은 2,200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지난 4월 22일 첫 공판이 열렸다.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6일 공판절차가 시작됐다,

박삼구 @뉴시스
박삼구 @뉴시스

◇박삼구, 계열사 부당지원 사익 챙겨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은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부당지원 및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지난 5월 26일 구속기소됐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12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호터미널 등 4개 계열사의 자금 3,300억원을 임의로 인출하여 주식인수 대금으로 사용한 의혹,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던 금호터미널 주식을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에 저가 매각한 의혹, 2016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아시아나항공 등 9개 계열사로 하여금 금호산업에 무담보 저리로 1,306억원을 대여하게 한 의혹, 금호산업에 1,600억원을 투자(BW 인수)하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게이트그룹 계열사에 1,333억원에 저가 매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중 금호산업 등 9개 계열사들의 단기 자금대여 행위와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홀딩스 BW 발행 지원행위 건에 대해 2020년 8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등 10개 계열사에 총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삼구 전 회장과 경영진 2명,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 법인을 각각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호산업ㆍ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들은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설립한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를 지원하기 위해 현저히 낮은 금리로 1,306억원의 자금대여를 하여 총 10억 5천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홀딩스 BW 발행 지원 건으로 총 309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이중 금호산업은 총 152억원의 과징금과 부당지원금액 상당의 손실을 입었고, 아시아나항공은 약 82억원의 과징금과 부당지원액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박삼구 전 회장은 사건 당시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와 아시아나항공의 회장(각각 등기임원)이었고,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설립한 금호기업(금호홀딩스 → 금호고속으로 사명 변경)을 지원할 경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손해가 될 것을 알면서도 이러한 지원거래를 추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상장회사로서 박삼구 전 회장 등 경영진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최소 과징금 상당액의 직접적인 손해와 부당지원 관련 금액 및 시장에서의 신뢰 추락 등의 추가적인 손해를 입었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전가됐다. 따라서 이번 형사재판과 별개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위원회는 박삼구 전 회장이 연루된 불법행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고 확인된 손해에 대해 해당 의사결정을 내린 이사들에 대하여 손해회복을 요청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6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상대로 3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전환시 21,978,021주)를 발행한 사실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전환사채는 33,397,857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전환사채는 13,165,615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시 현재 아시아나항공 총주식의 약 44.88%와 17.69%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이다. 

이중 산업은행의 경우 박삼구 전 회장의 아시아나항공을 동원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2015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박삼구 측에 매각할 당시 산업은행은 인수자금 조달에 있어 계열사 자금을 동원하지 말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금호산업의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한 금호기업의 출자 내용을 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 등 공익법인과 이들이 지분 100%를 출자하여 설립한 케이에이, 에이아이, 케이에프 등 계열사들이 총 65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케이에이, 케이에프, 케이아이 등은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의 내부용역을 수행하는 회사로, 이들이 박삼구 측의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100억원을 금호기업에 출자한 것은 사실상 계열사 자금을 동원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논란이 됐다.

당시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지분을 박삼구 측에 매각했다.  또한 당시 금호기업의 금호산업 인수자금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금호기업은 다수의 외부출자자들과 대규모 외부차입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같이 무리한 자금조달에 따른 금호기업의 재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계열사들이 금호기업에 저리의 자금대여를 하거나 자금조달에 이용된 것.

결국 계열사를 동원하지 않겠다는 박삼구 전 회장의 약속을 아무런 근거 없이 믿고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었던 박삼구 측에 금호산업을 매각한 산업은행에 그 원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산업은행은 작년 말 한진칼의 5천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3천억원의 교환사채를 인수함으로써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 장본인으로, 한진그룹 및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진 못지않게 회사의 경영정상화에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이자 전환가능주식의 상당수를 보유한 채권자로서, 아시아나항공의 손해에 관심을 갖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신원@뉴시스
최신원@뉴시스

◇SK네티웍스 최신원 책임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은 2000억 원대의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지난 3월 5일 구속기소됐다.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추진,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허위 급여지급, 회삿돈으로 호텔ㆍ빌라 거주비 및 개인 유상증자 대금 대납, 부실계열사 자금지원 등으로 6개 회사에서 2,235억원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부실계열사(SK텔레시스) 부당지원과 관련하여 SKC가 2012년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199억원을 출자하고, 2015년 4월에도 700억원을 출자하도록 하여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의 공범으로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최태은 전 SKC 경영지원본부장,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 등 경영진이 5월 25일 추가로 불구속기소됐다.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 참여 결정 당시 SKC 최신원 회장 등 경영진은 지원회사가 자본잠식 등으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였음에도 경영진단 결과를 다른 사외이사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허위 또는 거짓으로 작성한 자구방안 등을 이사회에 제공ㆍ설명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총수일가 임원과 주요 경영진이 회사의 중요 정보를 독점하면서 이사회 의사결정의 왜곡을 가져오고,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이번 사건은 회사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SKC 감사위원회가 이번 사건을 조사하여 회사의 손해를 확인하고, 당시 책임 있는 이사들을 상대로 회사의 손해를 모두 회복시키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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