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5%P 오르면 이자 5.9조↑...신한, 우리, 농협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들어가
높아진 은행 문턱에 가계 부담 커질 전망...코로나19 사태와 겹쳐 가계 위험

@농협은행 홈페이지
@농협은행 홈페이지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에 이어 농협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농협은행은 모기지 보험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5000만원까지 높일 수 있는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전세대출과 우량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도 0.2%포인트 축소한다. 사실상 대출금리 인상이다.

농협은행은 15일부터 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MCI·MCG 대출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차주가 대출을 갚지 못하고 집이 경매에 넘어갈 상황에 대비해 최우선 변제금액을 대출금으로 미리 지급한다.

소비자는 보험료를 내고 그만큼 더 대출받을 수 있는 셈이다. 최우선 변제금액은 서울 5000만원, 용인·화성·김포·세종 4300만원 등 지역에 따라 다르다. 올 5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대폭 올랐다.

은행에서 담보인정비율(LTV) 최대 한도까지 대출받으려면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서울에서 9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을 때 LTV 40%를 적용한 최대 한도는 3억6000만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금액을 모두 대출받으려면 MCI에 가입해야 한다. 보증을 끼지 않으면 서울지역 최우선 변제금액 5000만원을 뺀 3억1000만원까지만 대출이 나온다. 앞서 신한은행도 올 3월부터 이 대출을 한시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16일부터 전세대출과 우량 신용대출 우대금리도 축소한다. 전세대출은 금리우대 최대 한도가 1.0%에서 0.8%로 줄어든다.

농협은행은 전세대출 차주에게 거래 실적에 따라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깎아줬다. 하지만 앞으론 0.3%포인트로 감면 폭을 줄인다. 우량 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신나는 직장인대출’과 ‘튼튼직장인대출’도 우대 한도를 1.2%에서 1.0%로 줄인다.  앞서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5개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 우대 혜택을 0.1~0.5%포인트 축소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3일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 방안’ 보고서에서 “위험관리 차원에서 민간부채 전체의 총량 관리와 함께 가계부채, 부동산금융 등 특정 부문별 총량관리 목표를 설정해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를 적용하는 기준인 실수요와 투기수요 판단 여부를 주택 유무가 아닌 상환 능력 기준으로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전세대출, 개인사업자 대출, 중도금 대출 등도 예외없이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 가계 부채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1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는 약 1765조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5% 증가했다.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여 주는 지표인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181.1%이다. 1년 전보다 18.0% 포인트 올랐다. 그만큼 빚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신한, 우리, 농협은행이 가계 부채 증가에 고정금리를 늘리고 DSR확대를 선제적 대응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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