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자스주에서 고대어‘포르테 우스’의 화석이 발견됐다. 약 9만 년 전 에 생존했던 어종이다. 개 모습의 이 물 고기는 크기가 4.2m이다. 자신의 반 크 기에 다른 물고기를 냉큼 삼킨 상태로 화석이 됐다. 먹이가 너무 컸기 때문에 그를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채 숨을 거 둔 것이다.  먹이를 닥치는 대로 마구 먹 어치우던 약육강식의 폭식성 어종이다.

김재범 편집인
김재범 편집인

화석으로 남은‘포르테우스’현상을 우린 쉽게 만날 수 있다. 재벌이다. 이들에게서 프로테우스를 느낄 수 있다.

독과점과 문어발식 기업 확장, 불법과 편 법을 넘나드는 부의 세습, 임금구조의 왜곡 등 폐단을 자양분 삼아 마구잡이로 먹어 치우면서 성장했다.

이들은 혼맥(婚脈), 학맥(學脈), 인맥 (人脈)등을 총 동원했다. 이너서클을 형성했다. 그들만의 특권을 강화해 왔다.

모든 적폐도 여기서 시작했다. 부(富)의 쏠림 현상은 사회 양극화를 만들어 냈다. 대통령의 임기가 단임제인 대한민국에서 정치 권력도 권불 5년이다.  정치를 비롯해 사법기관까지 어쩌지 못하는 경제 권력화가 됐다. 돈이 권력이 된 것이다. 

세계가 주목했던 한국 영화 <기생충>은 한국 사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불평등이 만들어 낸 가족 집단 사기극, 경제적 피지배 계층의 빗나간 생존 방식, 가진 자들의 위선과 허위의식 등 세계 보편적 빈부 격차에 대한 고발이자 성찰을 담아냈다. 

생물학적으로 기생충은 벌레이다.

다른 동물체(생명체)에 붙어서 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벌레를 말하는 것이다. 사람으로 말하자만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면서 남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먹잇감이 되는 생물체를 숙주(宿主)라고 한다. 기생충의 먹잇감이면서도 얻는 것이 없다. 한 생물체가 다른 종의 생물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데 양쪽이 서로 이득을 취하는 것을 공생관계라고 한다. 

전 세계를 공포로 내 몬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숙주를 통해 기생한다. 숙주의 양분을 멋이감으로 하면서도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한다. 

현재의 재벌과 사회의 구조가 이와 유사하다.

정부의 자국산업 육성과 수출진흥책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 전략과 각종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정부의 보호와 노동 탄압 등에 힘입어 리스크 없이 새로운 산업과 영역을 개척했다. 1990년대 말 재벌들은 한국 제조업 시장의 3분의 2를 장악했다. 

1980년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재벌권력이 탄생했다. 정치인들이 기업의 정치, 재정적 지원을 의존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갖추게 됐다. 

국민 대다수는 재벌들의 엄청난 부는 '공공의 비용'위에 이룩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반복되는 재벌의 권력화, 부정부패, 화이트칼라 범죄 등에 국민들에겐 어느 사이 반기업정서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과거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기업에 사회적 책임과 공정한 룰을 적용하지 않고 시장경제에만 맡기는 것은 안 된다. 경제력 집중, 독과점,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폐해가 심각하다. 재벌이 모든 것을 장악하는 나라가 되면 그 나라는 희망이없다”고 했다.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 해야 한다는 것. 실제 오늘날 기업 의 성장과 발전이 국가의 경제발전과 사회의 구조를 규정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커지고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지키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경제적 책임 (이윤극대화, 고용창출)→법적인 책임 (회계투명성, 성실납세, 소비자권익)→ 윤리적 책임(환경, 윤리경영, 제품안전, 여성, 인종, 문화)→자회봉사 책임(사회 공헌활동, 자선, 교육, 문화, 체육활동 지원) 등이다.

기업마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경영이 화두이다. 비재무적 요소로 한마디로 사회적 책임을 지라는 의미이다.  기업과 사회 간에 얽혀있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그리스신화에 나온 이야기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의미이다. 농부의 아들인 고르디우스가 왕이 되자 신전에 복잡한 매듭으로 마차를 묶어 기념한다. 이 매듭을 푼 자가 아시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매듭 풀기에 도전한다. 기원전 333년 원정 길에 나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매듭을 단칼에 잘라 버린다. 신탁대로 아시아의 지배자가 된다.

대한민국의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식ㆍ방식으로 묶여 있던 낡은 관행이라는 매듭을 단칼을 잘라 버려야 한다.  말로만 ESG경영을 외치는 기생충 같은 경영자가 되지 말고, 제대로 된 ESG경영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재벌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가 기업을 존경하면 자연스럽게 얽히고 설킨 관계는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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