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식물에서 추출한 원단 소재와 그에 부합하는 천연염료를 활용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해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향은 소비자의 소비 방식의 변화를 알 수 있으며, 관련업체들의 생산방식을 달리하는 시장의 구조가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자연 친화적인 원단들이 컬러를 친환경 염색으로 어느 정도 표현할수 있는가를 알수있는 대목이기도하다. 

대량생산체제 기반 하에서의 고속 경제성장을 통해 얻은 물질적인 풍요는 불과 1세기 만에 자원고갈,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 생태계 파괴와 같은 심각한 폐해를 낳게 되었으며, 기능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물질적인 충족과 쾌적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정신적인 만족감이 공유되는 소비 행동구조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출처 ATRE
사진출처 ATRE

최근 천연색소의 적용분야가 식품, 화장품, 의약품 뿐 아니라 섬유, 생활용품,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용품, 문구 및 완구류 등의 소재산업으로 파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연색소에 대한 정의도 ‘색을 발현할 수 있는 천연물로서 색소, 안료 및 기타 물질의 형태로 식품, 화장품, 의약품뿐만 아니라 섬유, 생활용품, 건축자재, 인테리어 용품, 문구 및 완구류 등의 소재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물질’로 바뀌게 됐다.

천연색소는 합성색소와는 달리 안전성이 높아 신뢰할 수 있고, 색조의 종류가 많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 착색효과가 좋고, 생산 및 정제 기술이 합성착색료에 비해 간단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또한 합성색소 및 염료의 경우 제조과정에서 공해와 폐수 발생 등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반면, 천연색소 및 염료는 염료제조 및 염색과정이 단순하며 독성이 없어 훨씬 인간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천연색소가 가진 또 하나의 큰 장점은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연색소는 구성성분에 따라 항산화, 항균, 방취, 항염증 등의 생리활성 및 건강기능성을 가진다고 보고된다. 또한 시력개선, 간 기능 장애 억제, 피부암의 예방, 내분비계 항진작용, 항 알레르기작용, 면역기능 활성화 등의 의약 생리활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약소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천연색소는 착색원료가 제한적이고, 종류에 따라서 가격이 비싸며, 일광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사진출처 -ITFIND
사진출처 -ITFIND

따라서 천연색소가 올바르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인체에 무해하고 살균이나 가열공정에서 퇴색, 변색되지 않으며, 내열성 및 내과성, 내약품성이 좋아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섬유 염색공정에 사용되고 있는 합성염료는 염착성, 견뢰도 등의 기능적 물성과 상대적으로 값싼 염료를 이용한 대량생산 등 여러 가지 우수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합성염료의 인체에 대한 잠재적인 독성 및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합성염료에 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제조 및 염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폐수와 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 유발과 처리비용 증가, 한계자원의 제한 등의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회적 현상들로 인해 소비자들은 물성과 재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생산성의 한계와 함께 많은 노동력이 요구되는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 및 인체친화적인 제품에 대한인식이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며, 특히, 최근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빙 및 로하스제품군에 대한 실질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색 과정에 들어가는 전기와 물, 시간을 최소화해 에너지 절약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다양한 브랜드에서 식물 염료를 사용한 ‘천연 염색’을 시도하고 있다.

다시 말해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착한 염색’ 방식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천연염색기술은 기능 보유자들을 중심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기법을 중심으로 계승되어 왔으며, 대학 및 연구기관, 지자체를 중심으로 천연염료의 화학적 구조와 관련된 안정성 및 염색 메커니즘의 규명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 수요에 발맞추어 기존 공예염색과는 별개의 산업적 관점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염재 선정에서 부터 최종 제품화과정에서 이론적 근거나 충분한 사전 검토가 부족하여 괄목할만한 산업화 결과는 많이 미흡한 현실이다. 필자는 앞으로 천연 염색은 여러 분야의 활용과 지속 가능한 소재와 제작 방식이 패션업계에도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 생각한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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