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권·비인격적 대우에 훈련병들 소변 참기 위해 가급적 물·우유 안 마셔 
요즘세상에 화장실 2분 지났다고 ‘개XX’… 軍, 훈련병에 욕설 논란
군인권센터, 훈련소 실태 폭로, "인권침해 방관한 육군훈련소장 경질해야" 

육군훈련소 입소 장면.
육군훈련소 입소 장면.

 

29일 육군훈련소에서 화장실 이용 시간이 2분을 넘기면 조교가 훈련병에게 욕설을 하는 등 부당한 처우가 이어지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 제보를 통해 육군훈련소 모 연대에서는 생활관 별로 화장실 이용 시간을 단 2분씩 허용했다는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면서, "심지어 조교들은 화장실 앞에서 타이머를 돌리며 2분이 지나면 ‘개XX야’, ‘씨X 너 때문에 뒤 생활관 화장실 못쓰고 밀리잖아’ 등 욕설과 함께 폭언을 퍼부었고 아예 다음 차례 화장실 이용 기회를 박탈 할 때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통 화장실 이용 시간이 5시간에 1번씩 돌아오기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하면 10시간씩 화장실을 갈 수 없게 되는 것"이라며, "이처럼 반인권적이며 비인격적인 대우가 이어지자 훈련병들은 소변을 참는 방편으로 가급적 물과 우유를 마시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열악한 상황에서 용변이 급한 훈련병이 화장실 이용 순서를 새치기 하며 훈련병 간에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며 "우유를 마시고 탈이 난 훈련병이 화장실 사용을 사정하자 분대장 조교가 단체방송으로 ‘자기 차례가 아닌데 화장실을 가는 훈련병이 있다’며 공개 망신을 준 적도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식량권에 이어 식수권도 미흡한 급수 상황으로 침해받고 있다"며 "1~2차 PCR 검사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공용 정수기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동안 훈련병들은 열흘 간 생수를 먹는다. 그런데 훈련소는 한 사람 당 하루에 500㎖ 생수 1병만을 제공한다. 화장실을 쓸 때 몰래 수돗물을 마시거나 그마저도 못해서 탈수증상으로 의무대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군인권센터는 김인건 육군훈련소장 경질을 요구했다. 센터는 "감염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일정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미래의 감염병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과학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아울러 훈련소를 흡사 포로수용소나 다름없이 운영하고 각종 인권침해를 방관한 김인건 육군훈련소장은 경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측은 이 내용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센터는 "코로나19 방역을 빌미로 훈련병들에게 자행된 집단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즉시 직권조사를 진행하라"며 "군인권센터는 이런 요구사항을 담아 금일 중으로 인권위에 직권조사 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김진태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제보됐던 내용들과 일부 중복되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내용도 있어서 정확하게 확인해 봐야 될 것 같다"며 "향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한다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김 과장은 "어제부터 육군본부가 계속 현장을 방문하면서 개선대책이 무엇인지를 논의 중"이라며 "급수 문제라든지 화장실 사용 문제, 샤워, 양치 문제 등은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개선하려고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육군은 오는 5월9일까지를 방역관리체계 집중진단기간으로 설정했다"며 "현재의 방역관리체계를 제로베이스 수준에서 진단하고 재검토해 방역과 인권이 조화되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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