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북부 주민 “서울 통과 못하면 무슨 의미냐” 반발

정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을 공개 한 후 인천과 경기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서북부지역과 서울 도심을 잇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당초 경기도와 인천시 등이 제안한 노선에서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22일 오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 수립 연구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의 최대 관심은 GTX-D노선이다. 

공청회를 통해 발표된 계획안에 따르면 GTX-D노선은 경기도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연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경기도와 인천시 등 지자체가 건의한 서울 직결 노선에서 대폭 축소된 것이다.

 

서울 연장을 기대했던 김포, 부천, 인천 등의 지역 주민들은 "'김부선'이 웬말이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부선'은 '김포-부천 노선'의 줄임말로 최근 GTX-D 노선이 김포-부천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상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신조어다.

경기, 인천 지역민들은 "김포-검단101-강남-하남 원안대로 하라", "Y자 노선 사수 못한 인천시장은 해명하라"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는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교통 확충에 대한 민원이 많이 제기돼왔다. 

수도권 서북부지역에는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를 비롯해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 국가 주도의 신도시 조성이 이뤄지고 있다.

김포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서울을 통과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제 다른 교통대책에 기대를 걸어봐야겠다. 별다른 대책이 없다면 GTX-D 원안을 계속 주장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수도권 서북부 지역민들이 GTX-D 노선에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그동안 해당 지자체와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각자가 제안한 노선의 현실화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기대감을 높여놨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정부에 각각의 GTX-D 노선을 제안한 바 있다. 경기도의 제안은 김포~부천~서울남부~하남을,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청라~검단~계양~부천을 잇는 Y자형 노선을 제안했다.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의 제안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해당 지역의 집값을 자극하기도 했다. GTX-D 노선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향후 신설역이 어느 곳에 생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한 뒤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간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노선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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