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배포된 검사 합격명단 유출은 ‘공무상 비밀’ 성립 어려워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열린 '공수처-국과수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열린 '공수처-국과수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전직원 감찰을 지시한 배경을 두고 내부기강을 다지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공수처장이 전직원 감찰을 지시한 이유는 검사 합격자 명단이 유출된 것이 발단이다. 이는 이미 언론에 알려진 내용이어서 감찰 사안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전직원 감찰은 본격 수사 돌입에 앞서 내부기강을 다지고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의 자료 유출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가 깔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수처가 22일 김 처장의 지시에 따라 내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감찰에 착수한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검사 합격자 명단이 지난 20일 외부로 유출된 경위 파악이 첫번째다.

공수처는 지난 15일 부장검사 2명과 평검사 11명 등 총 13명의 합격자 명단을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했다. 그런데 지난 20일 이뤄진 직원 대상 보안점검에서 합격자 명단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는 감찰을 통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느 곳에 유출을 했는지 등을 조사한다는 구상이다. 유출 행위의 심각성에 따라 내부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필요하면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수사까지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검사 합격자 명단뿐 아니라 다른 내부 자료가 유출됐는지도 들여다 볼 예정이다. 

그러나 공수처가 검사 합격자 명단을 유출한 직원을 찾아내도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처벌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인정되려면 해당 자료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이어야 한다. 공수처법이나 공수처 보안업무규정 시행세칙에는 검사 합격자 명단을 명확히 비밀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언론에 공개된 지 5일 뒤에 같은 내용을 외부에 전달했을 뿐이라서 법원이 형벌을 부과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공수처가 고강도 감찰을 벌이는 이유는 내부 기강 잡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은 지난 16일 검사 선발을 완료한 만큼 공수처가 수사체제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선발된 검사들은 지금까지 접수된 약 800여건에 이르는 고소·고발 사건을 검토 중이다.

공수처가 사건 검토를 마치면 이르면 이달 중 '1호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수사기관으로서 내부 자료 유출이 반복되면 사건 관계인의 권리가 침해되고 신뢰도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 사건을 취급하는 만큼 수사의 밀행성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해 공수처는 향후 수사 과정에서 있을 자료 유출을 사전에 단속하려는 차원에서 감찰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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