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택근무와 외출 자제 등의 생활 패턴의 변화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집콕' '홈트(홈트레이닝)' 등의 라이프스타일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집콕 패션' 또는 집 주변 1마일(1.6km) 내에서도 무리 없이 착용 가능한 '동네 패션'과 '원마일 웨어'가 주목받고 있다.

집콕 생활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집에서 입는 파자마 또는 라운지웨어 패션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즉 뉴노멀 시대와 함께 재택근무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이 크게 변화한 결과다. 부드러운 실크 잠옷부터 가볍게 활동하기 좋은 캐주얼룩까지 패션업계는 지금 라운지웨어(Lounge Wear) 특수 기간이며, 또한 같은 의미를 띄는 1마일(약 1.61㎞) 거리용 의류’라는 뜻의 ‘원마일웨어’도 인기다.

무릎이 튀어나온 회색 ‘추리닝’(트레이닝복을 부르는 말)에 낡은 슬리퍼를 상상한다면 틀렸다. 요즘엔 집에서 또는 집 근처에 나갈 때도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럽게 멋스러운 웨어를 입는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원마일웨어가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사진출처-패션포스트
사진출처-패션포스트

 

올해 패션업계는 ‘원마일웨어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마일웨어는 ‘라운지웨어’라고도 불린다. 라운지웨어는 호텔, 공항의 라운지처럼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서 입는 옷을 말한다. 집 안에서는 홈웨어로, 집 밖에서는 편안한 외출복으로 변신한다. ‘집콕’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패션 브랜드들은 개성 있는 원마일웨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집에서도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실내복, 편안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패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집밥의 열풍이 불었고, 집 꾸미기가 취미활동의 상위를 차지하는 시대가 됐다. 맛집 탐방 대신 ‘킨포크 스타일’의 소박하지만 트렌디한 홈파티가 대세다. 집은 잠깐 머무는 숙식의 공간이 아니라 내면의 평화와 휴식, 치유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그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다.

집밥뿐 아니라 ‘집옷’도 중요해진 것. 더군다나 현재는 삶의 화보화를 강제하는 SNS의 시대다. 인스타그램의 뷰파인더는 24시간 꺼지지 않고 있다. 가족 외에는 누구한테도 보여줄 일이 없다는 이유로 걸레 바로 전 단계의 옷들이 이 용처로 변환되곤 했지만,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이 옷차림으로도 누군가를 만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택배도 가지러 가야하고, 아이 데리러 유치원에도 가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새로운 용어가 반경 1마일(1.6㎞) 이내는 어디든 입고 돌아다녀도 무방한 ‘원마일웨어’다.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누구를 만나도 부끄럽지 않은 차림새를 말한다. 운동복과 외출복을 결합시킨 애슬레저룩 열풍도 같은 맥락에 있다. 아침 저녁으로 큰 일교차를 보이는 요즘, 간절기 아우터를 활용해 보온성과 편안함을 모두 갖춘 웨어가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패션포스트
사진출처-패션포스트

 

최근에는 뉴트로 트렌드의 영향으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윈드브레이커와 아노락은 트레이닝복이나 조거 팬츠, 레깅스 등의 아이템에 가볍게 걸치기만 하면 손쉽게 웨어를 완성할 수 있다. 가장 쉽게 원마일웨어를 입는 방법은 위아래 한 벌로 나오는 ‘셋업 트레이닝복’을 고르는 것이다. 신축성이 좋고 품이 넉넉한 트레이닝복은 집 안에서는 물론 집 앞 가까운 곳에 나갈 때 입기에도 좋다.

또한 조거 팬츠와 후드 티셔츠 등 다양한 디자인의 셋업 트레이닝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위아래 색상이 다른 옷을 입는 것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외투 하나만 걸치면 외출복으로도 손색이 없다. 동네 패션보다 먼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 '꾸안꾸 패션'이다. 꾸안꾸 패션은 '꾸민 듯, 안 꾸민 듯'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일컫는 용어로 레이어드와 믹스매치가 포인트다.

캐주얼한 쇼츠에 포멀한 무드의 셔츠를 매치하고, 여기에 슬리퍼나 운동화에 장목 양말을 선택하면 스포티하면서도 힙한 연출할 수 있다. 더욱 감각적인 웨어를 완성하고 싶다면 레이어드 스타일링에 도전해보자. 오버사이즈 셔츠 혹은 클래식 핏의 폴로셔츠에 아노락을 레이어드 하거나, 스웻 셔츠와 니트 등의 아이템을 어깨에 두르거나 묶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포인트 아이템으로 컬러감 있는 스카프나 모자 등을 활용하면 센스 있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패션이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실내복의 카테고리가 발달해 있다는 게 통설이지만, 국내에서는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 패스트패션브랜드 유니클로 등이 상륙하면서 독립된 범주로 서서히 시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원마일웨어 스타일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린 건 2012년과 2013년에 출시돼 고전으로 자리잡은 유니클로의 릴랙싱 팬츠이다.

현대 사회가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해지는 만큼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휴식공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실내에서 착용하는 옷들도 외출복 못지않게 스타일리시한 디자인들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집 안에서도 스타일리시하고 싶은 욕구는 잠옷과 실내복을 외출복처럼 변형시켰다. 신축성이 없는 세련된 옷은 이제 입을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트레이닝웨어, 레깅스 등 라운지 웨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