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발주 설계용역 수의계약 중 건수 55.4%, 계약금액 69.4% LH전관 영입업체 수주
LH발주 건설사업관리 경쟁 입찰 중 건수 39.7%, 계약금액 48% LH전관 영입업체 수주

[출처= 뉴시스]
[출처= 뉴시스]

경실련은 29일, 시사저널과 함께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6년 동안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설계용역 수의계약 536건 및 건설사업관리용역 경쟁 입찰 290건에 대한 수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사저널이 업계 내부 고발자를 통해 입수한 ‘설계사 OB영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47개 건축사사무소가 약 90명의 LH전관을 영입했다.

각 업체들은 담당을 둬 LH전관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설계사 OB영입 현황’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축사사무소 대부분은 LH전관이 포진돼 있었다.

LH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건축설계용역은 총 536개 사업으로 계약금액은 9,484억 원 이다.

이중 LH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가져간 사업은 총 297개 사업의 6,582억 원 이다. 계약 건수로는 55.4%, 계약금액으로는 69.4%를 LH전관 영입 업체가 차지했다.

LH의 수의계약 건수는 2015년 62건으로 시작해 2019년도에 133건으로 가장 많았고, 2020년에도 98건으로 예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중 LH전관 영입업체가 따낸 사업은 2015년 35건(56.5%)에서 2020년 52건(53.1%)으로 매해 50% 이상을 LH전관 영입업체가 챙겨갔다.

특히 2019년은 LH전관 영입업체가 가장 많은 사업을 수의계약 받았는데, 133건의 수의계약 사업 중 74개(55.6%) 사업을 LH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했다.

LH전관 영입업체가 따낸 사업금액은 6년간 전체 수의계약금액 9,484억 원의 69.4%에 해당하는 6,582억 원 이다. 수의계약 건수보다 금액 비율이 더 높았다. 년도 별로 살펴보면, 2015년 633억 원으로 시작해 2020년 1,545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변창흠 사장의 재임기간인 2019년, 2020년도에 전관영입 업체가 수주한 사업건수 및 사업금액이 모두 증가했다. 2019년의 경우 계약금액 2,895억 원 중 2,109원(72.9%)을 LH전관 업체가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LH전관 영입업체의 상위 10개사 계약현황을 정리하면, 특이하게도 10개 업체 모두 LH전관 영입업체였다. 수주현황을 보면, 상위 10개 업체가 수의계약 한 건수는 121건(전체 536건의 23%), 계약금액은 3,596억 원(전체 9,484억 원의 38%)이다.

국내 건축설계업체는 대략 1만 1,000개 정도인데, 그중 0.1% 업체가 수주건수는 전체의 1/4, 계약금액은 2/5를 챙겨간 것이다. LH전관 영입업체 상위 10개사의 수의계약 수주건수도 문제지만, 수의계약 금액이 40% 정도로 집중된 것은 더 큰 문제다.

경실련은 LH가 수의계약으로 추진한 사업 중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현황도 분석했다. 분석결과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중 7개 사업을 LH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했다.

개별 사업금액이 가장 큰 사업은 계약금액이 87.3억 원인 「경산대임 A-5,6,7BL 공동주택 설계용역」인데, LH전관을 8명 영입한 OO건축사무소가 수주했다.

같은 OO건축사무소는 개별 사업금액 10위인 「군포대야미 B-1BL 공동주택 설계용역」도 수주했다(62.2억 원).

이외에도 LH전관을 4명 영입한 OO종합건축의 경우 계약금액 75.2억 원짜리 「경산대임 A-8,9, B-1BL 공동주택」과 계약금액 70억 원 규모의 「평택고덕 A-54BL 공동주택」을 수주했다.

또한 LH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경쟁 입찰로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용역(감리)은 290개 사업의 8,035억 원 이다.

이중 LH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수주한 사업현황을 보면, 수주건수는 115건으로 전체의 39.7%, 수주금액은 3,853억 원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먼저 LH의 사업관리용역 발주 건수를 보면, 2015년∼2018년도는 33건 내지 49건 이었으나 2019년 55건, 2020년 75건으로 늘어났다.

그 중 LH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한 사업은 2018년도의 5건(14.3%)을 제외하고는 전체 발주규모의 1/3을 훌쩍 넘었다. 2019년과 2020년은 24건(43.6%), 37건(49.3%)으로 예년과 대비해 크게 증가했다.

LH전관 영입업체가 6년간 따낸 사업관리용역 계약금액은 전체의 48%인 3,853억 원 이다. 건수보다 금액 수주비율이 약 10%가량 높다. 년도 별로 살펴보면, 2015년 313억 원(43.5%)으로 시작해 2020년 1,776억 원(57.7%)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9년 및 2020년 LH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한 사업건수 및 사업금액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 2020년도의 LH전관 영입업체 수주금액은 전체 발주금액 3,080억 원 중 1,776억 원(57.7%)으로서 금액과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업관리용역 수주금액 상위 10개 업체의 수주건수는 128건(전체 290건의 44.1%), 계약금액은 5,226억 원(전체 8,035억 원의 65%) 이다. 사업관리용역은 경쟁 입찰로 발주됨에도 불구하고 상위 10개 업체의 수주 독과점이 매우 두드러진다.

상위 10개 업체 현황을 비교하면, LH전관을 영입한 건축사사무소 5곳의 사업관리용역 수주 건수는 82건(전체 290건의 28.3%), 계약금액은 3,096억 원(전체 8,035억 원의 38.5%) 이다. 즉 LH전관 영입업체 5곳의 수주실적은 10개 업체 중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사업관리용역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중 LH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한 사업은 5개다.

계약금액이 94.9억 원으로 290개 사업 중 네 번째로 큰 사업인 「충남도청 내포신도시 RH10-1BL 및 RH10-2BL 건설공사 시공단계 감독권한대행 등 (통합)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의 경우, LH전관을 5명 영입한 OOO엔지니어링건축이 수주했다.

OOO엔지니어링건축은 사업금액 80.3억 원인 「김포양곡E-1BL, 김포마송B-3BL, 김포마송B-7BL 건설공사 시공단계 감독권한대행 등 (통합)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도 수주했다.

이외에도 LH전관 3명을 영입한 OO종합건축은 계약금액 77.4억 원의 「아산탕정 2-A2BL 아파트 건설공사 8공구(1,062호) 시공단계 감독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 용역」사업을 2019년 12월 수주했다.

건설사업관리용역이 경쟁 입찰로 발주됐음에도 불구하고, LH전관을 영입한 업체의 수주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입찰평가점수를 높게 받아 수주가능성이 월등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땅장사 집장사뿐만 아니라 퇴직이후에도 수주 로비스트를 양성하는 LH공사는 해체돼야 하고,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청을 신설해야 한다”며 “LH의 수의계약 남발과 경쟁 입찰에서의 LH전관 영입업체 수주 과점은 부패의 한 단면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LH사장 시절 LH전관 영입업체들에 대한 수주독식을 방조한 변창흠 장관은 장관직 수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LH 임직원에 대한 재취업 대상을 확대하고, 중간관리직 이상의 LH전관 재취업현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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