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삼성 특혜 사법 흑역사 되풀이 우려... 후보 선정 제외 촉구

봉욱 변호사. [출처= 뉴시스]
봉욱 변호사. [출처= 뉴시스]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는 국내 기업 중에 가장 강하다. 인맥과 정보는 정부와 국정원을 버금갈 만큼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의 모든 사업은 인적네트워크에서 시작된다.  시민단체가 친삼성의 봉욱 변호사가 대법관 후보로 선정된데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등 삼성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22일, 대법원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어 국민 천거로 추천된 대법관 후보 15명 중 봉욱 변호사, 천대엽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3명의 후보를 선정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제청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 3명 후보 중 봉욱 변호사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봉 변호사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법경유착으로 탄생한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이다. 즉 이재용 부회장 감형과 삼성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삼성 법조인이다.

봉 변호사는 2020년 2월부터 삼성 준법감시위 위원으로 선임돼 현재까지 1년 넘게 활동 중이다. 그는 준법감시위가 출범할 당시부터 함께해 온 창립 멤버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재판은 끝났지만, 삼성물산 부당합병과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사건 재판은 진행 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봉 변호사를 후보 중 한명으로 지명했다는 것은 후보추천위가 대법관의 자질과 역할에 대해 잘 못 이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법권을 행사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대법관 자리에 삼성 준법감시위원을 앉히려는 발상자체가 사법정의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봉욱 변호사가 법조인으로서 대법관 자리의 중요성과 사법정의를 인식하고 있다면 스스로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후보추천위가 봉 변호사를 후보에서 제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보추천위에선 “다양성 가치를 존중하고,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능력과 자질, 윤리성과 통찰력을 겸비한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들을 추천했다”라고 말했다.

재계도 봉 변호사가 대법관 후보 명단에 올랐다는 것만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준법감시위 김지형 위원장도 대법관을 지냈는데 봉 변호사도 대법관 후보에 오른 것을 보면 그만큼 명망 있는 인물들이 활동했다는 것이어서 위원회의 대외 평판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은 29일까지 3명 후보자의 주요 판결과 업무 내역 등을 공개하고, 법원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자 1명을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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