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에서 추미애·박범계 라인 요직 독차지에 갈등
신, 박 장관과 대립각 세워 법무부-검찰 장악해 조국 라인 견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취임 불과 두 달도 안 된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박범계 법무장관 취임 이후 이뤄진 검찰 인사 과정에서 의견 충돌을 빚은 것이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17일 청와대에 따르면 신 수석은 최근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으면서 사의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진다.

박범계 장관은 지난 7일 추미애 전 법무장관 시절 임명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박 장관의 고교 후배인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은 검찰 '빅4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른바 ‘추미애·박범계 라인’이 요직을 독차지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박 장관은 신 수석과의 논의를 건너뛰고 일방적 인사가 신 수석의 사의 배경이라는 게 법조계 일각의 추측이다. 

신 수석은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다.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발탁한 것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충돌이 만들어 낸 갈등을 봉합하고 검찰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신(사법연수원 16기)과 윤(사법연수원 23기)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이다.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추ㆍ윤 갈등'과 '윤석열 징계' 과정에서 형성된 갈등을 완화하는 역할이 기대됐다. 박 장관이 신 수석과 사전 논의없이 일방적 패싱 인사를 실시하면서 법무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간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박 장관은 마이웨이 행보를 하고 있다.  1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긴급 출입금지와 관련된 인천지검과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소을 방문한 데 이어, 24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대전지검의 상위기관인 대전고검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 장관의 인천공항과 대전지검 방문과 관련해 "주요 수사에 대한 외압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전지검의 원전 수사는 추ㆍ윤 갈등 과정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현 정부를 향해 칼을 빼들었던 수사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을 정치적으로 해석했다. 박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며 법무부와 검찰의 장악력을 높이는 한편, 여권과 가까운 이른바 조국 라인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신 수석은 이날 국무회의에 정상적으로 참석했다. 청와대는 신 수석의 사의에 대해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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