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법 비자금·부정청탁 본격 수사...언론사, 기자, 경찰, 공무원에 전방위 로비
내부제보자 제보가 단초된 경찰 수사...유령 광고회사 동원 비자금 조성해 로비 의혹

강승수 회장
강승수 회장

경찰의 날선 칼날이 한샘(강승수 회장)을 향했다. 국내 가구업체 1위인 한샘은 불법 비자금 조성과 부정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한샘은 검찰로부터 수사종결권을 가져 온 경찰의 첫 타깃이 됐다. 내부제보자로 제보로 시작된 경찰 수사가 한샘 윗선을 향하고 있다.

7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본사 21층 대외협력실, 예산담당 부서, 서버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광고비 집행 문건을 비롯해 언론인,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부정청탁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관련 문건,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한샘은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4개 광고대행사에 44억원이 넘는 돈을 각종 대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 중 일부를 비자금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고대행사 중 일부는 한샘 상무과 팀장이 전현직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법인 주소지와 영업지가 일치하지 않는 등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로 확인됐다. 이 유령회사들과 맺은 계약서에 회장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이 점에서 경찰은 회사의 윗선이 개입했을 것이라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샘은 자사에 불리한 기사를 막기 위해 언론사 임원과 기자, 경찰을 비롯한 공직자 70여명과 유착 관계를 맺고 최대 수천만원 상당의 가구와 인테리어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는 부정 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한샘의 임원이면서 광고대행사 사내이사인 이모 상무는 회장님의 재가를 언급했다.

이모 상무는 "(광고대행사 계약은)회장님이 승인했던 거고, 그래서 저는 그냥 간편하게 생각했던 것"이라며 "제가 진짜로 (광고대행사에)관여를 안했다"고 말했다.

한샘은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 여파로 대대적인 비용절감,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광고대행사에 들어간 협찬지원금을 오히려 늘었다.

한샘은 지난해 10월말 비자금조성과 부정청탁 의혹이 불거진 뒤 "회사 차원의 비자금 조성은 사실이 아니다. 직원, 개인 차원의 비리가 있는지 면밀히 조사중"이라며 회사 최고위층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샘은 조창걸 명예회장이 1973년 창업했다.  부엌가구와 인테리어 전문 제조ㆍ유통 기업이다.  조창걸(15.45%), 최양하(2.89%), 강승수(0.65%), 이영식(0.25%), 안흥국(0.09%),최철진(0.02%), 오상우(0.01%), 황인철(0.01%), 윤신현(0.28%), 이창욱(0.00%), 노정현(0.00%),김용하(0.01%),김덕신(0.00%),조창식(0.07%), 조은영(1.32%), 박정복(0.91%), 김미례(0.06%), 천정렬(0.00%), 조원준(0.52%), 한셈넥서스(0.52%), 한샘드뷰연구재단(5.52%), 한셈INC(0.74%)등이다.

조창걸 명예회장(15.45%)이 최대주주이다. 소유ㆍ경영 분리를 통해 경영하고 있다.  최양하 전 회장은 1979년 대우중공업에서 한샘으로 자리를 옮긴 이래 1994년 대표에 취임, 28년째 한샘을 이끌었다가 지난해 물러났다. 현재 강승수 대표이사 겸 회장이 실질 경영을 하고 있다.  임기는 22년 3월 22일까지이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수사에 착수한 뒤 관계자들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오늘 본사 압수수색으로 가져 온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의혹과 관련된 이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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