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빌딩 청소용역 계약 종료 해고..노조 “천막농성·불매운동”
지수아이앤씨, 구광모 회장 고모 구훤미·구미정 각각 지분 50%

구광모 회장 @뉴시스
구광모 회장 @뉴시스

LG그룹(구광모 회장)의 친족회사 때문에 곤혹스럽다. 구광모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74)·구미정(66)이 최대주주인 지수아이앤씨(대표 윤경선)가 2020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청소노동자 80여 명을 해고했기 때문. “사람이 곧 사업이다.”는 고(故) 구자경(1925.4.24.~2019.12.14.)명예회장의 인화(人和)경영이 구광모 회장 시대에서 끝났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 분회는 1일 지수아이앤씨가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명을 해고한 데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천막농성 강행과 LG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노조는 “LG는 우리를 일터에서 쫓아냈다. 사측은 용역계약 변경 시기가 되자마자 고용노동부의 권고까지 무시하며 집단 해고 했다”고 비판했다.

집단해고가 노조파괴가 원인이라는 것. 지수아이앤씨의 속한 청소노동자 80여 명이 지난 2019년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다. 사측과 1년간 교섭을 진행한다. 사측은 최저임금에서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60원 인상안을 내놓는다. 노조는 사측의 인상안을 거부하고 지난해 10월부터 LG트원타워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한다. 사측은 노조와해 전략을 수립했지만 무산된다.

결국 LG투윈타워를 관리하는 LG계열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동열 대표)는 지난해 31일을 끝으로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지수이앤씨와 계약을 종료한다. 청소노동자 80명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바뀐 용역업체도 노동자의 고용 승계를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자는 지난달 16일 파업에 돌입한 뒤 건물 로비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10년 이상을 LG트원타워에서 일해왔다. 용역업체가 변경되도 여기는 우리의 생계를 책임져 온 우리의 일터”라며 “하루 아침에 쫓겨날 이유가 없다. 원청인 LG가 책임지고 고용승계를 보장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리경영에 신경 쓰는 착한 기업 이미지는 허구이며 위선이다. 집단해고 철회 서명운동을 LG 불매 서명운동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LG 구광모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수아이앤씨가 LG구씨가의 친족회사이기 때문, 구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와 구미정이 각각 50%에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휜미·미정 자매는 LG창업자인 고(故)구인회 회장의 장남인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의 딸이다. 고(故) 구본무 회장과는 남매간이다. 이 회사가 LG로부터 상당한 일감을 받는 등 친족관계에서 비롯한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LG트윈타워를 비롯해 LG 계열사 건물의 청소용역을 담당했다. 그룹 계열사가 아니라서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공시할 의무가 없다. 규제 또한 없다. 오히려 규모상 중소기업으로 지정돼 회계나 세제, 정책자금 등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채이배 전 의원은 “친족 기업은 일감몰아주기가 여전해 독립경영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총수 일가의 부의 축적만이 아니라 다른 중소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행위이다. 문제를 파악하고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아이앤씨는 LG계열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으로부터 계약을 맺고 청소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는 LG이다. LG는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G의 최대주주는 구광모 회장이다. 구 회장은 LG 지분 15.95%를 보유하고 있다. LG→에스앤아이코포레이션→지수아이앤씨의 하청구조이다.

지주아이앤씨의 최대주주인 구미정 씨는 구 회장의 승계를 도운 조력자였다. 이런 이유에서 LG와 지수아이앤씨간의 관계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노조문제가 정리되면 다른 방법으로 계약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미정 씨와 그의 남편 최병민 깨끗한 나라 회장은 2016년 12월 당시 상무직위에서 경영수업을 받던 구 회장에게 지분 35만 주(210억원 규모)를 증여했다. 2018년에는 잔여지분을 매각해 지분정리에 도움을 줬다.

현재 LG그룹은 존속 지주회사 LG와 신설회사 LG신설지주의 2개 회사로 재편되고 있다. 구본준 LG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등 5개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 설립이 분가하는 방안이다.

구 회장의 입장에서 자신의 승계를 조력하고 210억원을 증여했던 고모 구미정의 회사와의 관계를 끊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사문제가 발생하면서 계약이 끊긴 지수아이앤씨와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재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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