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대상 1순위는 정통 비즈니스 신사복이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일상화되면서 정장을 찾는 남성들이 적어지고 있고 계속되는 패션업 불황에 살아남기 위해 젊은 층을 공략하는 등 변신이 한창이다.

빨질레리의 백화점 매장 41개점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을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남성복 브랜드 효율화 작업을 이어왔다. 지난해 말에도 주력 사업인 남성복1·2사업부를 통합하는 소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자회사 한섬은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일레븐티’와 영국 브랜드 ‘벨스타프’를 철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남성복 시장 위축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소비 트렌드에 따라 온라인과 명품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ㅡ하입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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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 브랜드의 방향 전환은 시장의 축소보다 트렌드 변화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소비자들의 관심이 옷뿐만 아니라 가구·화장품·취미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브랜드 역시 정장 이외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일상화되고 남성복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전통 신사복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트렌드에 맞게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해외 직구 쇼핑몰에서 남성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산 아이템은 명품 운동화였다. 발렌시아가의 스피드러너를 비롯해 발렌시아가 트리플S, 구찌의 라이톤 스니커즈가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남성 소비자들의 직구가 IT 기기나 가전에 치우쳐 있었다면 최근에는 명품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신사복은 과거부터 줄어든 수요에 맞게 재편되며 비교적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 슈트 비중이 높았던 신사복은 수요에 비해, 슈트의 과공급이 진행되어왔다. 작년 ‘빨질레리’, ‘클럽캠브리지’ 등이 철수하면서, 다시 한 번 브랜드가 줄어들었고 15년전 수많은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지만 현재 백화점과 아울렛은 기반의 브랜드들은 (유통사 기준별 차이가 있지만)6~8개로 줄어든 상태다.

남은 브랜드들은 알맞은 슈트 수요를 충당하면서, 캐주얼 비중을 소폭 늘리고 세컨 라인 등의 젊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클럽캠브리지는 M캠브리지를 올해 온라인 전용 라인으로 런칭 30~40대를 타깃으로 리뉴얼한 캐주얼 제품들을 구성했고 ‘갤럭시’도 갤럭시 라이프스타일로 캐주얼 차별화에 매진하고 있다. ‘마에스트로’, ‘닥스맨’, ‘킨록앤더슨’ 등도 고급화된 슈트로 차별화 하고 있으며, 이제는 슈트 외에 비즈니스 캐주얼 성이 짙은 사파리, 트렌치코트 등이 신사복 주력 상품으로 부상했다.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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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캐주얼도 줄어든 수요에 맞게 재편돼 왔고 최근에는 ‘폴로’가 11년부터 직진출하면서, 홍콩을 거치던 바잉을 미국에서 직접 해 적중률을 높여왔다. 최근 들어서는 넉넉해진 실루엣과 워싱, 빈티지 등의 레트로 무드를 타고 젊어진 캐주얼을 선보이면서, TD캐주얼에서 이탈하던 20~40대 고객들도 끌어들여 TD 리딩브랜드로 굳혀지고 있다.

셔츠 조닝은 근래 가장 재편이 두드러지고 있다. ‘메일24365’, ‘루이까또즈셔츠’ 등이 철수하는 등 중장년 타깃이 대다수 였던 셔츠도 축소화 조짐이다.

드레스 셔츠가 강점인 이 조닝은 최근 캐주얼 라이징 흐름이 남성복 업계를 강타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남성 캐릭터는 다른 조닝과 달리 현재 가장 수가 많아 재편이 임박했다는 시각이 많다. 철수와 런칭의 반복이 있어왔던 캐릭터 조닝도 최근 몇 년간 런칭 소식이 없어졌다.

남성 캐릭터는 캐주얼한 슈트, 슬림한 실루엣을 기반으로 신사복 조닝의 고객들을 흡수해 성장하면서, 신사복 매장을 이들이 점거했다. 늘어난 매장 만큼의 규모 유지를 위해 적중률 제품 기획이 강화돼 브랜드 간 차별성이 가장 적게 나타나고 있다.

정장의 시대가 끝나고 캐주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2020년 한국 패션시장은 코로나 19 악재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전년대비 5.3% 하락한 39조 4376억원으로 전망된다.

 내년도 2.0% 줄어들 것으로 추정돼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 2020년은 전복종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주얼복이 전년대비 1.7%, 신발 0.9%로 하락폭이 가장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한국 패션시장은 전년대비 3.6% 줄어든 41조 6441억 원을 기록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가방과 캐주얼만 살아남았다. 비즈니스복은 퇴출되는 상황이 심화됐고 신발과 가방이 패션 블루오션시장을 선점했다.

 작년 한국 패션시장은 캐주얼복종이 전체 시장의 3분의 1를 차지했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가방과 캐주얼이 각각 1,8%, 1.4% 성장했다. 패션의 꽃 여성복이 -13.6%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아동복(-12.7%), 스포츠복(-10.9%), 내의(-4.5%), 남성복(-3.4), 신발(-2.6%) 순으로 등락폭이 컸다. 

코로나의 여파로 라이프 캐쥬얼 슈트와 온라인 매출이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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