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으로 더 많은 생명살리기 위해 생명나눔 문화와 인식 개선
김동엽 "기증자 예우 강화, 제도적 보완, 지속적 홍보로 기증의 숭고함 일깨워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김동엽 사무처장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김동엽 사무처장

장기 기증은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생명나눔이다.  사랑의장기증운동본부는 장기 기증을 통해 대국민 국민 사랑실천운동을 전개하여 생명나눔문화 확산과 건강증진에 기여해 오고 있다.

국내에서 장기 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환자는 4만253명이다.  뇌사 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한 사람은 450명이다. (2019년 기준). 인구 100만명당 뇌사 기증률은 8.68명으로 스페인(48.9명), 미국(36.9명)에 비해 낮은 편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특히 칭찬할 만한 예는 바로 윤리적으로 합당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장기 기증이다.”고 말했다.

장기 기증·이식은 진정한 생명의 문화를 이룩해 내는 영웅적인 행위들 중에서도 으뜸가는 행위이다. 윤리적 조건들이 갖춰진 상태에서의 장기 기증·이식은 생명에 대한 숭고한 봉사라는 의미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는 2013년부터 ‘장기기증인 유가족 예우사업’을 통해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고,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감사를 전하는 다양한 예우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에 〈공정뉴스〉는 본부의 김동엽 사무처장을 찾아 본부의 다양한 사업과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연간 뇌사 장기기증자는 2016년 역대 최고치였던 573명에서 2017년 515명, 2018년 449명 2019년 450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2017년 10월 한 언론보도를 통해 기증자와 유족에 대한 예우와 정부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방송이 나간 적이 있다. 기증 시신에 대한 소홀한 관리 같은 장기기증에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는 내용이었다. 이후 국민들의 장기기증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고, 기증예약자의 취소도 줄을 이었다.

당시 정부의 소극적 해명 태도도 문제였다고 본다. 또 기증과정에 대한 대국민 설명도 미흡했다. 최근의 감소추세는 이런 복합적 이유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본다.

-질병관리본부가 장기·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 파악을 위해 실시한 「2018 장기·조직기증 인식조사」에서 장기기증 인지도는 97.5%로 높았지만, 기증희망등록 서약률은 약 2.6% 수준으로 낮았다. 이런 괴리감의 근원은 무엇인가?

▶이 또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기증에 대한 인식과 준비는 돼있는데, 제도적 미비로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음으로 기증할 마음이 있었는데, 위와 같은 언론보도들로 인해 기증에 대한 불신이 생긴 사례도 있다. 또 자신의 신체를 훼손한다는 두려움도 괴리감에 영향을 줬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주요 방송사들의 홍보 부족이다. 주요 방송3사에서, 특히 프라임타임에 기증공익광고를 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본다. 국민들에게 자주 노출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선 국민의 눈높이에서 장기기증 관련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장기기증과 관련한 긍정적 문화를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것들과 관련한 본부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미국처럼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작성하는 카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본다. 스페인 같이 초등학교 때부터 장기기증 정규교육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10여개 시민단체에 대한 홍보지원도 증가되길 바라며, 위에서 언급한 프라임타임 광고도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유족들이 긍정적이며, 자긍심을 키워주는 스피커 역할을 해주시는 것이다. 기증 당사자인 유족들의 이런 역할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 좋은 영향을 주리라 본다.

-우리나라의 뇌사 기증율이 2018년 현재 인구 100만 명 당 8.66명으로 스페인 48명, 미국 33.32명, 이탈리아 27.73명, 영국 24.52명 등 해외 주요국 보다 낮다. 그렇다면 다른 선진국들의 뇌사 기증율이 높은 이유가 궁금하다.

▶미국은 감성적 광고 등 꾸준한 홍보를 해왔다. 이에 기증에 대한 인식률이 높아 기증은 당연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영국과 스페인은 ‘옵트아웃’ 제도를 통해 기증 안하는 사람에 대한 서명을 받는다. 서명 하지 않는 사람은 기증하는 거로 간주한다. 그 정도로 기증에 자신감이 있다.

특히 스페인은 ‘새로운 생명의 순환’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기증을 장기간 홍보하고 있다. 또 초등학교 커리큘럼에 장기기증을 넣어 어릴 때부터 기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장기가 필요한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다며 장기기증 문화가 널리 퍼지길 소망했다.
김 사무처장은 장기가 필요한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다며 장기기증 문화가 널리 퍼지길 소망했다.

 

-유가족과 이식인의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당사자들에게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기에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인가?

▶유가족이 받는 심적 위로가 가장 큰 효과다. 내 가족이 잊혀 지지 않고, 좋은 일을 하고 떠났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는 기증문화의 선순환에도 긍정적 기여를 한다. 위로 받은 유가족이 주변에 기증의 장점을 얘기하다 보면 기증문화가 확산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최근 유가족 대상의 설문을 진행한 결과, 유가족 예우사업 중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 이식인과의 서신교류로 나왔다. 유가족들이 서신교류를 가장 선호한 이유가 궁금하다.

▶뇌사의 경우 급작스런 사망이다 보니 유가족의 심적 고통은 상당히 오래 간다. 이런 상황에서 이식인과의 교류는 죽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등 심적 위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기증 이후 피드백을 중요시 해 처음 6개월간은 기관에서 편지를 작성해 기증한 것에 대한 자긍심을 주고, 위로를 해준다. 이후엔 이식인이 직접 써서 기관을 통해 유족에게 편지를 전달한다.

이를 통해 유족들은 떠난 가족이 잊혀 지지 않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이식인이 건강히 지내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기증 이후 피드백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본부는 2013년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내 최초로 뇌사장기기증인 유가족 예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나?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도너패밀리(기증자유가족모임) 모임 및 홍보활동, 1일 추모공원&초상화 전시회 등의 기증인 추모행사, 이식인과 도너패밀리와의 교류 같은 행사들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와 협력해 ‘생명나눔공원’(가칭)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공원이 조성되면 유가족에겐 자긍심과 위로를, 이식자에겐 감사표시가 가능하게, 국민들에겐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심어 줄 것이라 본다.

-한편, 각막기증자도 2009년 454명에서 2019년 258명으로 1/2 수준으로 감소했다. 절반이나 감소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의사가 각막 적출과 수술을 다 한다. 업무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각막 수입이 가능하다. 그러니 의사 입장에선 피로도만 쌓이는 기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각막기증이 줄 수밖에 없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본부는 각막의 자급률 확대를 위해선 장기에 해당하는 ‘안구’ 중 ‘각막’은 별도로 빼서 인체조직법상 ‘인체조직’으로 분류해 의사가 아니어도 훈련된 테크니션을 통해 각막 채취를 허용하고, 기존 공공조직은행을 활용하거나 별도에 아이뱅크 설립을 통해 각막적출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어떠한가?

▶전반적으로 공감한다. 비용절감 측면이나 각막의 질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 본부의 주장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과 의사들이 반대한다. 현재 의사로도 충분하고, 의사가 적출해야 안전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미국에서 수입하는 각막은 의사가 아닌 전문 테크니션이 한다. 논리에 모순이 있다. 그럼에도 문제는 복지부가 의사들이 반대하면 제도개선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련 기관과 일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이 중요한 시기다. 이식대기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런데 기증자는 둔화·정체되고 있다. 이런 문제 상황에서 기증이 활성화되면 정부 입장에서도 보건의료예산을 불필요하게 지출하지 않고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선제적 홍보가 필요하고, 제도적 미비점을 국회와 협의해 보완해 주길 부탁한다.

일반 시민들께선 뇌사와 같은 일이 언제든 우리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그럴 때 장기기증으로 도움 받을 수도 있고, 다른 가족에게 희망을 줄 수도 있게 된다. 이런 점을 생각해 주셔서 장기기증운동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9월 9일은 장기기증의 날이다. 이날은 우리 모두의 생명을 위해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에 장기기증 문화가 뿌리내리길 소망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가장 앞장서 활동하는 김 사무처장의 노고에 정부와 시민들이 귀 기울여 ‘생명나눔’이라는 아름다운 문화가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출처= 뉴시스]
[출처= 뉴시스]

<Tip> ‘뇌사자 장기기증 절차와 방법’

장기기증등록카드
장기기증등록증

장기기증은 생명 나눔이다.

국내 장기 이식을 대기하는 환자는 4만 353명. 뇌사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은 405명이다. 인구 100명당 뇌사 기증률은 8.68명으로 스페인(48.9명), 미국(36.9)에 비해 낮은 편이다.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www.donor.or.kr)는 1991년 설립되어 홍보, 캠페인, 교육 등을 통해 장기기증에 관한 이미지 제고에 노력을 해오고 있다. 현재 100만명이 장기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장기기증 수술을 통해 환우들에게 새생명을 선물하는 등 생명나눔의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장기 기증의 절차와 방법을 홍보하고 교육하고 있다.  뇌사자가 장기 기증을 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하다. 

뇌사 추정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장은 장기구득기관에게 알린다. 장기구득기관장은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에 보고한다. 이후 뇌사 판정 대상자 관리 전문 기관에서 뇌사 관련 사항 및 장기 기증의사를 확인 한다. 장기 기증을 마치면  국립장기이식센터는 선정 대상 규칙에 의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뇌사자의 장기는 의료기관에서 적출한다.  장기는 대상자가 선정된 해당 의료기관에서 이식 수술을 받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환자는 새 생명을 얻게 된다.   문의 사랑의장기이식운동본부 빛의소리 1588-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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