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세대, ‘권력지향’ 결혼문화 → 자녀세대, ‘자유로운’ 결혼문화
1조 원대 이혼 소송으로 재벌다운 헤어짐... ‘이부진·임우재’, ‘최태원·노소영’ 세간의 화제

#잘 생긴 재벌 3세 남자와 아름다운 여성의 사랑은 안방극장의 단골 소재이다. 드라마<시크릿가든>은 백화점 재벌3세와 스턴트맨 여주인공의 사랑을 그려 시청률 35%를 넘겼다. 재계에서는 결혼이 만사라는 말이 있다. 재벌들은 복잡한 혼맥으로 엮여 있다. 최근 재벌 가문에도 중매시대에서 자유연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공정뉴스〉는 10대 재벌 중심으로 그들의 혼맥 문화를 3 번의 시리즈로 살펴본다. 재벌들의 결혼관, 결혼이유·특징 등을 알아보고, 아울러 이혼 양상까지 분석해 본다.

#재벌 혼맥 트렌드 변화

재벌가 자녀들의 결혼 트랜드가 자유연애로 바뀌고 있다. 다른 대기업 오너의 자녀, 정치인, 고위 공무원의 자녀와 정략 결혼을 맺던 과거와 달리 자유 연애와 결혼으로 바뀌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이 사내 연애를 통해 결혼한다. 무려 10년간의 열애 끝에 결실을 맺는다. 2010년 김 부사장이 한화 차장으로 입사할 당시 함께 입사하면서 처음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상대는 김 전무보다 2세 연하의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김 부사장은 세인트풀고등학교, 하버드대학교까지 미국의 명문 학교에 진학해 졸업한다. 이후 통역장교로 자원입대해 3년 4개월 복무를 마친다. 현재 한화큐셀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김 회장에게는 김 부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등이 있다. 둘은 미혼이다.

한화家에는 일반인과 결혼한 사례가 또 있다. 2017년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 차장이 사내 연애로 결혼했다. 상대는 ‘빙그레의 얼굴’로 선정됐을 만큼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SK 최태원 회장과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의 장녀 최윤정 씨는 2017년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벤처사업가와 결혼한다. 현재 반도체 관련 벤처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서울대 출신으로 부친이 지방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손녀이자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장녀인 선아영 씨는 2016년 결혼식을 올렸다. 상대는 탤런트 길용우 씨의 아들인 길성진 씨. 결혼 당시엔 대학원을 준비하던 학생 신분이다. 현재는 아버지 길용우 씨가 건물주인 이태원 경리단길의 한 건물에서 수제맥주집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재벌과 아나운서의 결혼은 3·4세들 사이에도 꽤 많다. 대부분의 케이스가 남자 재벌가 자제와 여자 아나운서·연예인의 만남이라는 것.

대마 밀반입 사실이 적발돼 이슈가 됐던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2018년 이다희 전 아나운서와 재혼했다. 이다희 전 아나운서는 2016년 케이블 채널인 SKY TV에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야구 프로그램 <랭킹 베이스볼>의 MC로 얼굴을 알리면서 스포츠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만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후 일절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아 비밀리에 유지되던 결혼생활이 대마 밀반입 사건 재판을 계기로 알려지게 됐다. 항소심에서 두 사람 사이에 2세를 득남한 사실이 공개됐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두산매거진 박서원 대표이사는 2018년 12월 재혼했다. 상대는 조수애 전 JTBC 아나운서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13살이다. 조 전 아나운서는 1992년생이다.

두 사람의 결혼 발표 직전 조 아나운서가 JTBC를 퇴사하면서 ‘혼전 임신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당시에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얼마 후 알려진 조 아나운서의 임신 시기가 결혼 시기와 맞물려 화제가 됐다.

재벌 4세 자유 연애 결혼 사례 

재벌들의 자유연애는 해외 유학에서 기인한다. 재벌3~4세 대부분이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명문대 출신이다. 

국내 100대 그룹 총수 자녀 157명 중 해외 학사 졸업자(학사)는 61명. 이 가운데 보스턴대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다.  뉴욕대, 브라운대, 시카고대, 컬럼비아대, 코넬대가 각각 3명이다.  국내파는 53명이다.  총수 자녀 졸업자가 많은 곳은 연세대(17명), 서울대(11명), 이화여대(6명) 순이다. 학맥은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와 결혼으로 연결된다.

재벌 자녀들의 해외 유학이 증가하면서 자유연애도 증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본권력의 성장으로 정·관계와 결탁할 필요성이 사라졌다. 

재벌자녀들끼리 유학시절 만나거나, 학교 동창과 연애하다 결혼하고 있다.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손자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2003년 중학교 동창인 김현정 씨와 혼인했다. 이들은 연세대 입학 후 6년 넘게 연애 후 결혼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녀 이경후 CJ E&M 상무도 연애결혼 했다. 해외 유학시절 평범한 가정의 아들인 정종환 씨를 만나 2008년 연을 맺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관계나 재계 간 사돈을 맺으며 사업을 키워나가던 시대는 이제 지났으며, 자녀의 해외 유학 비중이 높아지면서 사고방식이나 문화도 변했다“며 ”아울러 정략결혼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생겨나면서 혼인관계가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벌가의 이혼 스케일
 

이부진(左), 임우재(右) 전 부부 [출처= 뉴시스]
이부진(左), 임우재(右) 전 부부 [출처= 뉴시스]

재벌가 결혼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세기의 결혼과 이혼 주인공'이다. 99년 당시 삼성 계열사 평사원이던 임 전 고문과 이 사장이 만나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하지만 이 사장이 2015년 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이혼 소송을 처음 제기한 이후 5년 3개월에 걸친 공방 끝에 지난 2월 이혼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2월 16일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다. 대법원은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은 이부진 호텔실라 사장에게 있으며, 재산분할을 위해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141억여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다. 

SK가(家)도 이혼이 진행되고 있다. 고 최종현 선경그룹(SK그룹의 전신)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SK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1남 1녀 중 장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미국 시카코 대학교에서 유학하던 당시 만났다. 이후 교제를 이어가던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의 취임 후인 1988년 결혼에 성공했다. 

결혼식은 노 관장의 은사였던 이현재 당시 국무총리의 주례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결혼 초기 천생연분으로 알려졌다. 94년에는 1990년 2월 20만 달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1개 은행에 불법 예치해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15년 최 회장의 혼외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혼소송에 휘말렸다. 4조원 대 재산 분할 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이혼 위자료 규모도 재벌답게
 

노소영(左), 최태원(右) 부부 [출처= 뉴시스]
노소영(左), 최태원(右) 부부 [출처= 뉴시스]

재벌가의 결혼과 이혼 스토리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위자료. SK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위자료 소송은 약 4조원대. 이들을 능가하는 위자료 전쟁은 현재까지는 없을 것 같다. 

현재 완료된 위자료 소송으로는 삼성 이재용 부사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의 위자료가 제일 많을 것이라는 설이 정설.  정확한 위자료와 재산분할 액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당시 수천억 원대 재산분할을 요구했다고 당시 언론은 보도했다. 이 부회장의 현재 재산은 7조3900억원이다. 미국 경제지 포보스가 작년 7월 9일  ‘한국의 부자들 2019’(South Korea's Richest 2019)를 발표한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배우 고현정은 1995년 결혼하여 8년 6개월만에 이혼했다. 이혼사유는 성격차이로 인한 가정불화로 알려졌다. 이혼과정에서 위자료, 양육권, 재산분할 등 복잡한 과정을 겪었다. 고현정에게 위자료 15억원을 지급하고 아들과 딸의 양육권을 가져갔다.  정용진 부회장의 재산평가액은 이마트, 신세계 등 주식 등을 합치면 1조2000억원(2011년 기준)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 알려진 15억보다 많은 위자료가 지급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선제 한국증권경제연구소장(성결대학교 교수)는 "기업의 창업주와 2세대는 기업을 일구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겠다는 생각이 높았다.  3~4세로 경영승계가 이루어지면서 산업보국보다는 개인적인 사고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기업의 이윤보다 자신의 이윤이 먼저인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뒷전이다. 때문에 기업 신뢰가 이미지제고에는 관심없고 마약을 하거나, 자유연애, 그리고 이혼까지 자유분방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자유연애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통한 기업가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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