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패션은 매일의 화두다.

 최근엔 의류와 정보기술(IT)이 만나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바로 스마트 의류다. 옷에 다양한 센서가 부착돼 주변 환경이나 상황, 인체의 자극을 스스로 감지하고 이를 유용하게 활용하거나 착용자의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언더웨어부터 가혹한 환경에 도전하는 아웃도어에 이르기까지, 요즘 주목 받는 스마트 패션을 알아보고자 한다.

온갖 기능이 탑재된 과학기술의 총아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여서 마치 가벼운 전자 장비를 입은 듯 한 기분이지요. 2017년 5월, 구글은 청바지로 유명한 의류회사 리바이스와 함께 똑똑한 청재킷, ‘커뮤터 트러커 재킷(Commuter Trucker Jacket)’을 내놓았다. 구글의 ‘자카드(스마트 폰과 연계된 의류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 기술과 리바이스의 전도성 소재를 넣은 데님(denim) 원단의 결합을 통해 탄생했다.

사진출처 -테크지 구글 자가드와 리바이스커뮤니터 스마트의류출시
사진출처 -테크지 구글 자가드와 리바이스커뮤니터 스마트의류출시

'스마트 재킷'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리바이스와 구글이 협력해 만든 '커뮤니티 트러커 재킷'이다. 이 재킷은 기기를 직접 조작하지 않고 옷의 원단을 접촉하면 기기가 작동한다. 섬유에 전도성 물질을 더한 데님 소재 원단을 사용했고, 소배 부분을 탭하거나 넘기면서 다양하게 조작할 수 있다.

자카드(Jacquard)는 센서 역할을 하는 천에 전류를 흘려 사용자의 행동을 읽을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전도성 있는 섬유를 이용해 옷을 만들었다고 이해하면 쉽다. 왼쪽 소매 부분에 구리 소재의 전도성 물질이 삽입되어 있고, 단추처럼 생긴 블루투스 태그가 붙어 있어 스마트 폰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조작이 가능하다.음악을 들으면서 다음 곡을 선택하거나 전화를 수신할 수 있고, 미리 특정한 장소를 설정한 뒤 더블탭하면 구글지도의 네비게이션 기능을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안내받을 수도 있다. 이 재킷의 핵심은 스마트 센서를 원단으로 직조한 전도성 실에 있는 만큼 장갑이나 모자 등 다른 패션 액세서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뉴스 -속옷에서 환자복까지
다음뉴스 -속옷에서 환자복까지

야크온H는 등판 안쪽에 발열 섬유를 넣고 그 섬유에 전원을 공급해 열을 낸다. 패딩 안쪽 마그네틱 커넥터에 휴대용 장치(heating control)를 부착한 후 블루투스로 스마트 폰 앱과 연결하면 간편하게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 패딩 안에 공기를 가둬 온기를 살리고 외부 냉기를 차단하는 ‘에어탱크(Air Tank)’ 기술을 함께 적용해 재킷 속 따뜻한 공기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단순해 보이지만 GPS 기반의 휴대용 장치로, 사용자가 위치한 장소의 날씨 등을 파악해 온도를 알맞게 조절해 준다. 이제는 의류도 친환경을 생각하는 시대이다. 의류, 액세서리와 같은 생활 소품들을 활용하여 필요할 때 손쉽게 에너지를 얻고 있을 정도다. 네덜란드의 패션 디자이너 파울리네 판 동언(Pauline van Dongen)는 홀스트 R&D센터와 협업을 통해 자가 충전 의류인 태양광 셔츠(Wearable Solar Shirt)’를 등장시켰다.

사진출처-kbs 재난 포털 _슈트에 블랙박스와 리모컨
사진출처-kbs 재난 포털 _슈트에 블랙박스와 리모컨

 

셔츠에는 120개의 얇은 태양광 셀이 부착되어 있다. 그래서 이 옷을 입고 햇빛을 받으며 걸으면 스마트 폰이나 각종 모바일 기기를 상당량 충전할 만큼의 전기가 생산된다. 이동식 태양광발전기인 셈이다. 태양이 좋은 날에는 1~1.5 와트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생산된 전기를 하루에 모두 사용할 필요는 없다. 셔츠 앞주머니의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좋다. 태양광 셀이 마치 브로치처럼 셔츠를 고급스럽게 빛내 주기도 한다.

물건 값을 결제할 때 카드를 꺼내지 않고 옷의 소매를 단말기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결제할 수 있는 재킷도 있다. 영국의 의류 업체인 라일앤스코트(Lyle&Scott)가 신용카드 업체인 버클리카드(Barclayscard)와 함께 내놓은 스마트 재킷은 소매에 비접촉식 결제 시스템인 비페이(bPay) 칩을 넣은 포켓을 탑재해 카드결제기 주변에 소매를 가져가면 결제가 된다.

스마트 의류는 옷을 비롯해 양말과 신발까지 확장되고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힙실론(Heapsylon)은 양말과 발찌가 하나의 세트로 구성된 ‘센서리아(Sensoria)’를 내놓았다. 발의 건강정보를 스마트 폰으로 받아볼 수 있는 스마트 의류다.

양말에는 압력을 감지하는 장치 가속도계가 달려 있다. 이 센서를 통해 걸음걸이를 체크하고, 이동한 거리와 소비된 칼로리양 등의 정보를 분석해 발찌에 전달한다. 발찌는 이 정보를 다시 무선으로 스마트 폰에 보낸다. 분석 자료는 자세 교정이나 부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는 데 쓰인다.

이 외에도 IT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비즈니스 업무를 도울 수 있는 제일모직의 남성복 수트 2.0과 블랙박스 기능을 내장해 조난 시에 긴급신호를 송출하는 코오롱스포츠의 아웃도 어형 스마트웨어 ‘라이프텍 재킷’, 숙면을 취하게 만드는 언더아머의 스마트 잠옷 등이 스마트 의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스마트워치처럼 차는 것을 넘어 입는 디바이스가 패션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스마트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제는 옷이 과학을 입는 시대. 스마트 시대엔 스마트 의류를 입고 스마트함을 뽐내 보자.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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