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이어 부평, 강화군까지 수돗물 유충 발견
9일부터 민원, 인천시 5일이나 늦게 늦장대응. 시민들 분노 쏟아져
국민청원“임신한 와이프와 뱃속의 아기가 더러운 물 먹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아”
인천시 15일 브리핑“공촌정수장 여과지 1개 개체에서 유충이 확인,아직 매뉴얼 없다”

[사진=뉴시스/ 인천시 서구, 부평구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15일 인천시 강화도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견되었다. (사진=강화군 지역 맘카페 제공).]
[사진=뉴시스/ 인천시 서구, 부평구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15일 인천시 강화도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견되었다. (사진=강화군 지역 맘카페 제공).]

지난해 붉은 수돗물로 몸살을 앓았던 인천시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인천시 서구 지역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로 인해 몸살을 앓았던 지역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1년 만에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13일 사이 인천 서구 왕길동, 원당동, 당하동 지역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 10여건이 접수됐다.

인천시 뿐만 아니라 인천시 서구에 이어 부평구 일대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돼 비상이다. 지난 15일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이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이날 오전 4시 출근준비를 하기 위해 수돗물을 틀었다가 벌레 유충을 대량으로 발견했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강화군 옥림리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이 지역 맘카페에 올린 수돗물 유충사진이 15일 오후 언론에 보도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9일부터 민원이 있었으나 5일이 지난 14일 오전 인천시는 그제서야 대응상황을 공개하고 박남춘 인천시장 참석하에 대책회의를 벌이는 늦장대응의 모습을 보였다.

14일 상수도사업본부 등에서 즉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깔다구류’의 일종으로 파악했으나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측은 “국내에서 알려진 깔따구류가 유해하다고 확인된 적은 없다”면서 “맨눈으로 유충이 확인된 만큼 수돗물을 생활용수로는 사용하되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정수하기 위해 사용하는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을 타고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천시가 1년 전 적수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늑장대응으로 일관된 모습에 시민들은 분노하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시 상수도 사업본부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 민원인들의 민원글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요청”이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19년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1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라고 적었다. 청원인은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가 있는 집들도 똑같이 집에서 수돗물을 이용해 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출근 길 뉴스에서 인천 서구의 수돗물에서 붉은 녹물이 아니라 유충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퇴근후에 근처 마트에 생수를 사러 들르니 이미 생수가 다 팔리고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는“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는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며“얼마 전 임신한 와이프와 뱃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분노했다.

청원인은 “인천의 붉은 수돗물, 그리고 이번의 유충 수돗물까지 이것은 자연 재난이 아닌 인재”라며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또 아무렇지 않은 일 처럼 넘어가지 말라. 부서장이 아닌 관련 실무자, 관리자 모두의 책임”이라며 관련자의 처벌을 요구했다.

이날 해당청원은 오후 4시 30분 기준 3,920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인천시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공촌정수장 여과지 1개 개체에서 유충이 확인됐다”며 “즉시 여과지 공정을 중단하고 표준공정으로 전환했다”면서 “아직까지 ‘벌레 수돗물’에 대한 매뉴얼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공촌 정수장이 아닌 부평정수장 등에서는 정수장에서 발생한 유충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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