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새로운 아우 터를 딱 하나 사야 한다면, 주저 없이 포켓이 주렁주렁 달린 사파리 재킷을 선택해야 한다.

루이 비통, 발렌티노, 프라다 등 굵직한 패션 브랜드에서 주머니 개수가 아주 많거나, 주머니를 더 과장되게 입체적으로 만든 현대적인 감성의 사파리 재킷을 선보였기 때문. 

그뿐 아니라 포켓 재킷과 이질적인 소재인 스웨이드 가죽을 조합해 모던함을 뽐낸 오프화이트와 토즈의 변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또한 언제나 유행을 선도하는 데님의 강세도 눈여겨보자!

4대 도시 대부분의 쇼에서 데님 만찬이 펼쳐졌고, 심지어 데님 위에 데님을 매치하는 더블 데님의 유행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페인팅과 그래픽으로 스트리트적인 데님 플레이를 보여준 오프화이트, 수술복을 연상케 하는 끈과 포켓 장식 데님을 선보인 루이 비통, 간단한 장식을 추가해 데님 룩에 모던한 터치를 입힌 발렌티노와 로에베까지, 데님을 바라보는 현대적인 시선이 무척 흥미롭다. 한편 클래식한 방식으로 더블 데님 스타일을 제안한 셀린은 70년대의 빛바랜 워싱과 부츠컷 팬츠를 소환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사진출처-루비사비아로마
사진출처-루비사비아로마

인간의 옷 중 가장 유행을 타지 않을 것 같은 옷, 베스트.

베스트는 마침내 올해 꼭 입어봐야 할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파리 컬렉션에서는 거의 모든 쇼에 베스트가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고전적이고 스타일 변주가 쉽지 않은 이 아이템을 새롭게 해석해 내놓았다. 셀린, 생로랑, 꼼데가르송처럼 슈트 안에 갖춰 입는 베스트는 물론, 벨루티와 던힐의 아우터로 입을 수 있는 베스트 슈트도 멋지고, 니트 베스트를 티셔츠처럼 간편하게 입기를 제안한 랑방과 로에베, 프라다의 해석도 근사하다.

몇 시즌째 계속되는 남성 쇼츠 트렌드. 이번 시즌 쇼츠의 길이는 한 뼘 정도 더 무릎 위로 올라갔다. 프라다나 라프 시몬스처럼 편안한 코튼 소재를 활용하거나, 에트로, 펜디처럼 친환경적인 프린트가 더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은행가, 사업가가 선호하는 클래식한 줄무늬 슈트가 대단히 역동적인 형태로 런웨이로 컴백했다. 허리에 스트링을 달아 드레이프 주름을 만들어 입을 수 있게 고안한 Y 프로젝트의 신개념 줄무늬 슈트, 로웨이스트 오버사이즈 줄무늬 정장을 선보인 미래적인 발맹, 지퍼 디테일의 줄무늬 팬츠를 매치해 펑키한 느낌을 부여한 폴 스미스까지 그 면면도 다채롭다. 신사의 옷, 줄무늬 정장이 스포티하고, 펑키하고, 가볍게 진화하고 있다.

패션을 사랑하는 자들은 트렌드를 따라가지는 않지만 트렌드와 함께한다. 2020년 SS 시즌에는 소프트 파스텔, 유니버시티 기어, 레트로 테일러링, 유틸리티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으며 90년대 레트로 스타일과 밀레니얼 감각이 만나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스타일을 볼 수 있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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