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존중”…중립적 입장 고수
김태흠, 자강론 앞세운 ‘개척자 정신’ 강조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를 선언한 김태흠 의원(3선)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3선 당선자 모임에 참석해 인사를 나눴다.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를 선언한 김태흠 의원(3선)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3선 당선자 모임에 참석해 인사를 나눴다.

미래통합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일 예정된 21대 당선자 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새 원내대표는 황교안 전 대표가 사퇴한 후 공석으로 남아있는 당대표 권한 대행을 맡는다. 

통합당 원내대표는 총선 패배를 딛고 당의 일신을 변모시킬 중책을 맡게 된다. 우선 심재철 전 원내대표가 마무리하지 못한 지도체제를 결정해야 한다. 

통합당은 총선 직후 지도체제 변경을 놓고 내부 갈등이 심했다. 심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김종인 전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하고 향후 1년여 동안 비대위 체제로 당을 현신하는 동시에 2년 후 치뤄질 대선에 나설 후보를 물색하는 일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직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주호영 의원(5선), 권영세 당선자(4선) 등도 경험 많고 강력한 지도력을 갖춘 김종인 비대위원장 추대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당내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빠른 시간 안에 대선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 중 한 사람이 당선되면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무산의 위기를 딛고 통합당의 질적 쇄신에 노력할 수 있게 된다. 

반면 21대 국회 진출에 성공한 중진들은 통합당을 재건하는 방법을 달리하고 있다. 현 지도부 중 유일하게 당선된 조경태 의원(4선)은 당헌·당규대로 8월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3선)과 조재진 당선인(4선)이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또 무소속이지만 잠재적 대선후보로 꼽히는 홍준표 당선인도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를 노골화하고 있다. 

4일 출마를 선언한 김태흠 의원(3선)도 자강론을 내세우는 대표적 인사다. 3일 출마를 선언한 기자회견에서도 “지금은 새로운 길을 개척할 개척자가 필요하다”며 “우리 당은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기르고,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를 걷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내대표에 선출되면 의총을 열어 비대위를 놓고 벌어진 당내 혼란을 빨리 수습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선 자신은 반대하지만,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지지가 결정되면 그에 따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해선 단호하게 합당을 강조했다.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후보도 있다. 2일 처음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명수 의원(3선)은 보도자료를 통해 "소모적이고 적대적인 이념 대결을 벗어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존중하면서 합리적 정책으로 국민을 화합으로 이끌 혁신적인 원내지도부가 필요하다"고 원론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도 “당선인들의 총의를 모은 뒤 당 차원에서 방향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게 갈리면서 혼란스러운 쪽은 이번에 새로 국회에 진출하는 초선 의원들이다. 통합당이 배출한 21대 초선은 총 40명으로 지역 당선인 84명 가운데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 정치적 경험이 부족해 통합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대위 논쟁에 뚜렷한 입장을 못 정하고 있다. 다만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경제통’ ‘40대 대선주자’론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아직 출마자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지도부 붕괴로 당내 구심점이 될 세력이 없다는 점과 초선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인물보다는 쇄신과 비전에 한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면에서 중도파가 당내 권력을 장악하는 이변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21대 첫 원내대표를 뽑는 통합당의 경선은 오는 6∼7일 후보등록 이후 8일에는 곧바로 경선에 들어간다. 현재까지 후보군으로는 8∼9명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이날까지 공식적으로 출마를 밝힌 후보는 이명수·김태흠 의원 2명뿐이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