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탄희·이수진·최기상, 野 김웅·송한섭 등 영입
더불어민주당 판사 영입, 보수야권 검사 출신 영입으로 ‘맞불’
20대 국회, 의원 6명중 1명꼴 법조인 출신

국회(國會)는 대한민국 입법부의 주축이다. 헌법상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단체다. 입법권은 국회에 속해 있다(제40조). 법률 제·개정권이 본질적 권한이다. 이런 이유에서 율사 출신들의 국회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20대 총선에서는 전체 300석 중 49명이 법조인 출신이었다. 오히려 법은 더 안 지켜졌다. 예산안 등과 관련해 밀실 야합과 법정시한을 넘기는 것이 예사였다. 21대에도 법조인 출신들의 국회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여당은 판사 출신을, 야당은 검사 출신의 변호사 영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조 정치가 과잉되고 있는 현상을 분석한다.

(왼쪽부터) 이탄희 전 판사, 이수진 전 부장판사, 최기상 전 부장판사.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이탄희 전 판사, 이수진 전 부장판사, 최기상 전 부장판사. (사진=뉴시스)

 

진보의 판사사랑, 보수의 검사사랑
총선을 앞둔 여야의 인재 영입이 일단락됐다. 여야의 인재영입을 정리하면 여당의 ‘판사사랑’과 ‘야당의 검사사랑’으로 요약된다.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살펴보면 이번 21대 총선 ‘10호 영입인재’로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최초로 폭로한 이탄희 전 판사(42·사법연수원 34기)를 지난달 19일 영입했다. 이어 같은달 27일에는 ‘13호 영입인재’로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50·31기)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20호 영입인재’로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을 지내고 헌재재판관 후보로도 오른 최기상(50·25기)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민주당에 입당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여권에 몸담은 지금까지 여권에 몸담은 ‘사법농단’ 비판 판사는 모두 5명이다. 앞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거친 김형연 법제처장(53·29기)과 김영식 현 청와대 법무비서관(52·30기)이 판사출신으로 요직을 맡은바 있다.

반면 미래통합당 등 보수 야권은 검사출신들이 두드러진다. 지난 4일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전 부장검사(50 사법연수원 29기)는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했다. 12일에는 ‘의사출신 2호 검사’인 송한섭 전 서울서부지검 검사가 자유한국당에 영입됐다. 이후 미래통합당 출범으로 두 사람 모두 한솥밥을 먹게 됐다. 특히 김 전 부장검사는 2018년 7월부터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을 맡으며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하며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다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여와 야가 판사와 검사 영입으로 갈린 이유를 두고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과 판사출신인 추미애 전 대표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야권에 검사 입당이 활발한 이유는 ‘조국 사태’ 이후 文 정부와 검찰의 긴장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왼쪽부터) 김웅 전 부장검사, 송한섭 전 검사.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김웅 전 부장검사, 송한섭 전 검사. (사진=뉴시스)

‘법조당’ 미래통합당
보수 야권은 판사의 정치권 행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수진 전 부장판사의 경우 이탄희 전 판사와 달리 지난달 7일 법원에서 퇴임해 현직 판사에서 정치권으로 직행한 셈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주호영·나경원·여상규·홍일표 등 미래통합당의 판사 출신 의원들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사법개혁의 핵심인데,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는 당신들의 행위가 오히려 사법개혁의 대상이자 해서는 안 될 행위라는 비판은 들어보지 못했냐”고 지적했다. 특히 이수진 전 판사에 대해선 “본인 주장과 달리) 조사 결과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일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지기도 했다. 반면 여권에서는 김웅 전 부장검사의 정치권 투신을 두고 “정치검사를 자인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보수정당은 ‘법조당’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판사·검사·변호사 출신 법조인들이 요직을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한때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이회창 전 총재는 대법관을 지냈다. 새누리당 대표와 박근혜정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지낸 황우여 전 대표 역시 제주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한 바 있는 판사 출신이다.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판사출신으로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여상규 법사위원장, 주호영 의원 등이 꼽힌다. 나 전 원내대표는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24기)후 부산·인천지법,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판사로 일하다,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 영입됐다. 여 위원장도 사법연수원 10기로 서울고법 판사를 지냈고, 주 의원은 연수원 14기로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검사 출신도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황교안 대표와 홍준표 전 대표다. 황 대표는 사법시험(연수원 13기) 합격 후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을 지낸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출신이다.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홍 전 대표도 연수원 14기에 서울지검 검사 출신이다. 김진태 의원은 사법연수원 18기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춘천지검 원주지청장 등을 역임했다. 이 밖에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사법연수원 17기로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당 민변 강세
법조인 강세는 미래통합당만의 일은 아니다. 20대 총선에서 법조인 출신 당선자 49명 중 민주당이 22명으로 15명인 당시 새누리당을 앞질렀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법조인 출신은 당대표를 지낸 추미애 법무부장관이다. 추 장관은 연수원 14기로 광주고법 판사 출신이다.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역시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를 역임한 바 있다.
특히 민주당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종걸을 비롯, 박범계·전해철·금태섭·박주민·김해영·안호영·백혜련·전현희 의원 등이 민변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도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출신이다.

그동안 국회에는 많은 법조인 춮신 금배지가 활동해왔다. 17대 54명, 18대 59명 등으로 증가하다가 19대에서 42명으로 한풀 꺾였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 49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과연 21대 국회에는 몇 명의 법조인이 금배지를 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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