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삼성그룹과 브랜드 이용계약 만료예정...르노 엠블럼 전면에 내세우며 마케팅 나서

르노의 중형세단 '탈리스만'. 국내에서는 SM6로 판매중이다. 사진=르노그룹 홈페이지
르노의 중형세단 '탈리스만'. 국내에서는 SM6로 판매중이다. 사진=르노그룹 홈페이지

르노삼성자동차가 '삼성'이란 이름을 떼내고 르노자동차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19일 르노삼성자동차는 페이스북을 통해 '르노와 르노삼성은 같은 브랜드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X'다. 르노와 르노삼성은 다른 자동차회사이며, 엠블럼도 다르다는 게 이 질문의 해설이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이 같은 마케팅 활동에 대해 르노삼성이 사실상 '삼성'을 떼내고 르노자동차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르노그룹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할 당시부터 시작됐던 밀월관계를 청산하고 이제는 르노자동차로 홀로설 준비를 끝냈다는 관측이다. 

실제 르노삼성이 최근 내놓은 신차들을 살펴봐도 이 같은 경향을 읽을 수 있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자신들이 내놓은 라인업에 승용차의 경우 'SM'을, SUV 모델의 경우 'QM'이란 통일된 차량명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소형차 클리오를 내놓을 당시에는 SM1 혹은 SM2가 아닌 르노그룹의 차량명인 '클리오'란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엠블럼 역시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이 아닌 마름모 형태의 '로장주' 엠블럼을 사용했다.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르노삼성의 전시장들도 삼성을 상징하는 '파란색' 대신 르노그룹의 '노란색'으로 변경됐다. 직원들의 이메일 주소도 르노삼성 대신 르노그룹 기준으로 바뀌었으며, 올해 세대변경을 앞둔 QM3의 차량명도 르노그룹이 사용하는 '켭처'로 판매할 계획이다. 사실상 르노자동차로의 변신을 마친 셈이다. 

오랜 기간 사용해왔던 '삼성'의 이미지를 지우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자동차 시절 개발해 선보였던 SM시리즈를 단종시키고 있는 것. 이미 SM3와 SM5, SM7 등 상당수의 라인업이 이미 단종됐고, 가장 최근에 선보인 SM6의 경우 디젤 엔진 모델들의 판매를 종료했다. 르노삼성의 판매하는 차량이 사실상 SM6와 QM6로 단순화된 셈이다. 

대신 르노그룹의 차량들을 그대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라인업을 서서히 늘리고 있다. 올해 출시 예정인 XM3를 필두로, 부분변경이 예정된 캡처(구 QM3)와 상용버스 마스터, 전기차 조에·트위지가 대표적이다. 

삼성그룹과 체결했던 브랜드 이용계약의 만료시점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삼성' 브랜드 이용계약은 오는 8월 만료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삼성그룹에 매년 매출액의 0.8%에 해당되는 금액을 브랜드 로얄티로 지불해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르노삼성이 르노로 변신하는 이후부터 다시 성장전략을 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쉐보레의 경우처럼 아예 수입차협회에 가입해 국산차의 지위를 내려놓는 대신에 다양한 라인업을 들여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삼성과 맺은 브랜드 로얄티의 계약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 계약 종료 전까지 최대한 매출액을 줄이는 대신, 계약종료 이후 대대적인 라인업 확충에 나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이미 르노란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졌고, 수입차시장의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브랜드로얄티를 지불하고 '삼성'이란 이름을 유지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최근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이 르노로 변모하는 순간 과거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