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신반포 고급아파트 집단 하자 분쟁
시공사측,하자보수 외 ‘마감재 재시공‘ 무리한 요구
초고가 강남 아파트에서 이례적인 부실 시공 시위

(한강이 보이는 최고 매매가 28억원이 넘는 강남 고급 아파트단지 '대림 아크로리버뷰 신반포'가 집단 하자분쟁에 휩싸였다.사진=뉴시스)
(한강이 보이는 최고 매매가 28억원이 넘는 강남 고급 아파트단지 '대림 아크로리버뷰 신반포'가 집단 하자분쟁에 휩싸였다.사진=뉴시스)

‘ACRO’는 선단, 처음, 정점, 높이의 뜻으로 대림산업은 기존에 사용하던 ‘e-편한세상’ 브랜드가 다른 대형건설사의 브랜드에 비해 저가 아파트란 이미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해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자 이를 극복하고자 강남, 고급 아파트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Acro’ 브랜드를 내세우며 상황에 따라 브랜드 이원화 전략을 쓰고 있다.
그 결과 한 동안 한강변에 입주한 아파트에 아크로 브랜드를 달며 그 기세도 만만치가 않았다. 하지만 1년 전인 지난해 6월에 입주한 아파트라고는 믿기지 않는 광경이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강변 강남 고가 아파트에 나부끼는 현수막 왜?
한강이 보이는 최고 매매가 28억원이 넘는 강남 고급 아파트단지 '아크로리버뷰 신반포'가 집단 하자분쟁에 휩싸였다.  서울시 서초구 한강변에 위치한 아크로리버뷰 신반포아파트 입주자들은 아파트 정문에 ‘대림산업 000 회장은 자폭하라’ ‘대림산업 아파트 수주 결사 반대’ 등 강도 높은 문구가 써진 플래카드를 내걸며 대림산업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는 인근 아크로리버파크와 함께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을 올려놓은 대장주로 꼽힌다. 입주 1년여가 지났으나 하자보수가 지연된다는 이유로 소유자들이 항의에 나선 것이다.
입주민 등에 따르면 “입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금 건물 외벽 곳곳에 크랙이 발생하고 옥상 및 지하주차장 등에서도 각종 하자가 발견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자들은 아파트 ‘생활지원센터’ 지하1층에 ‘아크로리버뷰’의 공사비용에 따른 품질 비교 사진을 게재하며 대림산업의 공사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입주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아크로리버뷰’는 공사비 523만원으로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내 외부의 시설들이 저급 품질을 보였다는 것. 이에 입주민들은 “대림산업이 공사비는 최고수준으로 썼으나 품질은 최하로 시공했다”며 대림 측에게 하자 보수와 품질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수 십여 차례 시정조치 요청에도 묵묵부답이던 대림산업이 논란이 거세지자 며칠 전 상무가 찾아와 회의를 하고 갔다고 한다. 이에 입주민으로 구성된 ‘하자 지원단’은 “진척이 없다면 더 큰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아크로 아파트의 하자, 부실시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입주민으로서 대림산업이 아크로를 내세워 수주를 하겠다면 발 벗고 나서서 막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생활지원센터 직원에게서도 입주민들의 불만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 생활지원센터 센터장은 “‘아크로’라는 명칭은 대림산업에서 고급단지에만 붙여지는 이름이기 때문에 입주민들은 그에 걸맞는 퀄리티를 기대한 것”이라며 “하지만 리버뷰에서는 ‘아크로’라는 타이틀과 맞지 않는 저급 퀄리티를 보여 입주민들이 액션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옥상과 지하주차장, 마감부분 미흡 등 다수의 하자에 대해 입주자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공사측,하자보수 외 ‘마감재 재시공‘무리한 요구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입주자들이 하자보수 외에 마감재 재시공 등의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입장이다.
대림산업 측은 “이미 98% 이상 보수를 이행했다”며 “앞으로도 하자 문제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보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비 역전 논란에 대해서는 “아크로리버파크는 계약할 당시엔 평당 465만원이었지만, 이 아파트는 주민들의 추가 증액으로 대리석 마감재 등을 업그레이드해 준공 당시에는 평당 576만원으로 공사비가 상승했다”면서 “결국 물가, 인건비, 공사비 인상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아크로리버파크가 더 돈이 많이 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비슷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접수된 하자보수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처리하고 있다. 다만 마감재 재시공 등을 원하는 경우도 있어 합의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 입장에서도 회사의 최고급 아파트란 자부심으로 시공한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받은 하자, 부실시공 민원이라 더욱 더 뼈아플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 신규 수주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물론 기 수주 한 사업장 조합원들의 불안을 잠재우는데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초고가 강남 아파트에서 이례적인 부실 시공 시위
통상 2년의 무상 하자보수 기간 동안 입주자와 시공사가 분쟁을 겪는 일은 흔하다. 일부 단지는 하자보수가 지연돼 소송으로 번지기도 한다. 무상 하자보수 기간 내 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유자들이 직접 돈을 내고 집을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아크로리버뷰 신반포 옥상. 준공 1년여밖에 지나지않은 이곳에 군데군데 균열이 있는것을 확인 할 수 있다.사진=뉴시스)
(아크로리버뷰 신반포 옥상. 준공 1년여밖에 지나지않은 이곳에 군데군데 균열이 있는것을 확인 할 수 있다.사진=뉴시스)

그동안 강남에서는 신축 아파트의 문제가 있어도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자칫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장주 아파트가 목소리를 내면서 인근에 비슷한 문제를 겪는 신축 아파트 주민들도 목소리를 낼 확률이 높다.

한강변에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많이 남은 만큼 시공사에 대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도 보인다. 잠원동 A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최근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나 재개발 예정인 한신 3차, 경남아파트 등에서 문제가 생길 때도 입주민들이 목소리를 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아파트 하자분쟁에서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 주민들은 시공사 측이 무상 하자보수 기간을 넘기기 위해 고의적으로 시간을 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자관련 소송을 진행한 적 있는 B변호사는 "흔히 아는 누수와 곰팡이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유형의 하자가 있는데 정보가 부족한 주민들은 제대로 보수를 요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관련 소송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생활에 지장이 있는 명백한 하자를 인정받아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길게는 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아크로리버뷰 신반포 주민들은 올림픽대로 방향으로 추가 플래카드를 붙이고, 대림산업이 수주하는 강남권 재건축 현장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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