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이 글로벌 투자자 유치를 위해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좌측부터)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 - 신한그룹금융 조용병 회장 -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

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글로벌 투자자들을 찾아 해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는가 하면, 직접 설명회에 참석해 자금 유치를 위해 전력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금융지주들이 부진한 국내 시장을 뒤로하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해외로 시선을 돌렸다"며 "금융지주들이 공격적으로 비(非)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위한 움직임도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은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해외투자설명회(IR)를 가졌다. 손 회장은 이번 투자설명회를 통해 국부펀드와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해외투자자들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태승 회장은 올해 초 기존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 줌심의 지주로 체제를 전환한 후 처음으로 해외 IR가져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손 회장은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그 동안의 성과를 해외 투자자들에게 강조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오는 8월에도 미국 등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를 찾아 IR을 실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의 조용병 회장은 지난 달 미국과 캐나다에 열흘 간 머물며 현지 주요 연기금과 투자은행, 자산운용사들과 면담을 가졌다. 아울러 해외 IR을 통해 그간 신한금융에 관심을 보이던 투자자들을 만나 경영전략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그룹은 앞서 지난해 4월 두바이와 말레이시아, 홍콩과 호주 등을 방문해 IR을 진행해왔으며, 지난해 하반기 오렌지라이프 M&A 등 여러 이슈에 추가 출장을 미루다 이번에 다시 해외 투자자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국외로 나가는 모습이다. 윤 회장은 3월 말부터 6월 초까지 홍콩과 호주 등에서 해외 IR에 참석이 예정되어 있다.  홍콩에서 캐피털그룹 등 기존 주주들과 만나고 호주에서는 프랭클린템플턴 등 핵심 주주와 연기금 등을 만났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브리지포럼에 참석해 주요 투자자들을 만나 경영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처럼 각 회장들이 외국 투자자들을 찾아 나서고 있는 모습을 두고, 최근 들어 부진한 국내 금융지주 주가를 개선하기 위해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각 회장들은 해외 IR과 동시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배경은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가 아니냐 라는 분석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부서장이 아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투자자들 앞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지주들이 새로운 자금줄을 마련하는데 골몰하는 가장 큰 요인은 M&A로 꼽혔다. 

금융지주들은 사실상 과포화 상태인 국내 금융권에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금융사 인수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지주라는 간판과 달리 은행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비은행 금융사들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 같은 M&A를 위한 여건이 녹록하지않기 때문에 금융지주 회장들이 더 많은 투자를 얻어내기 위해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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