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9시 현재 주민·근로자 건강검진 숫자는 총 703건(서산 의료원 551건, 중앙병원 110건, 기타 42건)으로 집계됐으며 입원 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제공)
21일 오전 9시 현재 주민·근로자 건강검진 숫자는 총 703건(서산 의료원 551건, 중앙병원 110건, 기타 42건)으로 집계됐으며 입원 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제공)

한화토탈이 지난 17일 발생한 유증기 유출사고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한화토탈이 허술하게 관리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충남 서산시 소재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해 가스를 흡입한 주민과 근로자 650여명이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서산의료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가 난 곳은 스티렌모노머(SM)라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혼합물에서 순수 SM와 부산물을 분리해 SM 제품은 상부로, 부산물은 하부로 보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부산물인 잔사유가 모이는 탱크에 고농도의 SM이 함께 들어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SM와 잔사유를 분리해 이송하는 DA205라는 설비에 이상이 생긴 것을 근본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화토탈 노조는 "운전미숙으로 SM 제품 회수 설비가 막히면서 SM이 사고 탱크로 보내진 것"이라며 "사측이 미숙련자 및 대체근로를 동원하며 적절한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을 만든 것으로, 이를 우려해 이미 사고 전 특별근로감독 청원을 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토탈 측은 운전미숙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담당 직원들 대부분이 경험이 많다. 운전미숙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운전미숙이 아니라는 해명에도 문제는 남아있다. 사고 설비가 최근 '보수'를 마친 설비이기 때문. 한화토탈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빚어진 설비는 정기보수를 마치고 지난 5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사람의 실수'가 아니라면, 설비 보수 과정이 부실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화토탈은 사고 탱크의 경우 평소에는 잔사유를 저장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농도의 SM을 다루는 설비와 연결된 만큼, 이런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있었는데도 그에 대한 2차 방지 대책은 사실상 없었다. 

결국 SM 장기보관으로 과열된 탱크는 폭발 직전까지 갔고, 폭발을 막는 과정에서 기화된 유해물질들이 속수무책으로 빠져나갔다. 

사후대책이지만 사실상 '사전에 있었어야 하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해당 공장은 2016년과 2017년 '대기배출시설 변경신고 미이행', 지난해에는 '방지시설에 딸린 기계기구류 훼손 방치' 등 지난 3년간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관련 경고를 받기도 한 곳"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금강유역환경청은 고용노동부, 환경공단, 서산시 등 관계기관과 함께 23일 합동 현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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