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선거 11개월 앞두고 ‘총선모드’ 돌입... 靑 떠난 수석·비서관은 ‘리턴매치’ 나서나

여권의 내년 총선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작은 청와대부터다. 청와대 행정관 7명이 총선 준비를 위해 일괄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을 11개월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모드’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구 앞으로 간 행정관들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강정구 국가위기관리센터 선임행정관, 박상혁 인사비서관실 행정관, 임혜자 국정기록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김승원 정무비서관실 행정관, 윤영덕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김태선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전병덕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등 7명이 최근 지역에서 활동하겠다며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구 선임행정관은 한국당 김선동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도봉을 출마를 두고 20대에 출마한 오기형 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혁 행정관은 한국당 홍철호 의원 지역구인 경기 김포을, 임혜자 선임행정관은 3선 의원인 민주당 백재현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갑, 김승원 행정관은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 지역구인 경기 수원갑에 출마할 전망이다.

윤영덕 행정관은 4선의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지역구인 광주 동남을, 김태선 행정관은 민중당 김종훈 의원 지역구인 울산 동구, 전병덕 행정관은 한국당 이은권 의원 지역구인 대전 중구에 각각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총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 비서관들이 얼마나 청와대를 떠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번 달 말 신미숙 전 균형인사비서관의 후임 인사와 함께 일부 비서관급에 대한 인사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청와대 내 출마가 점쳐지는 인사로는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복기왕 정무비서관, 김영배 민정비서관,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 유송화 춘추관장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나중에 들어온 인사라는 점에서 교체 대상 참모진의 수는 생각보다 적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진성준 전 정무비서관,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진성준 전 정무비서관,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

 

수석·비서관 ‘리턴매치’도 주목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청와대를 떠난 수석·비서관급의 ‘리턴매치’도 관심사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진성준 전 정무비서관,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이 그들이다.

한 전 수석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전북 익산을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패했다. 내년 총선에선 17대에 당선된 익산갑 지역구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전 수석은 18·19대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송 전 비서관은 다시 경남 양산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비서관은 17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네 차례 경남 양산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한 바 있다. 19·20대 총선에 이어 윤영석 한국당 의원과의 재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백 전 비서관은 17·18대 때 당선된 경기 시흥갑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9·20대 총선에선 한국당 함진규 의원에게 패했던 곳이다. 21대 총선에는 같은 지역구에서 백 전 비서관과 함 의원의 재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진 전 비서관은 지난 총선에서 서울 강서을에 출마해 김성태 한국당 의원에게 패한 바 있다. 지난해 서울시 정무부시장 재직시절부터 김 의원과 언론 등을 통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나 전 비서관은 지난 총선에서 충남 보령·서천에 출마해 한국당 김태흠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그는 3선의 충남 서천군수 출신으로 서천보다 인구가 두 배나 많은 보령 표심에서 밀렸다는 분석이다. 현재 민선 7기 양승조 충남지사 밑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도 총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 비례 명부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던 권 전 관장을 제외하고는 ‘선수’로 출마한 경험들은 없다.

윤 전 수석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 전 수석이 출마를 노리고 있는 지역은 경기 성남 중원구다. 조신 지역위원장과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은수미 성남시장이 4선의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에게 패한 곳이다.

한편 이런 비서관·행정관 교체는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과 맞물려 조직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측면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에 들어온 비서관·행정관들의 경우 벌써 2년간 일을 했기 때문에, 집권 중반기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인력을 수혈할 필요성도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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