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2호 지정
2007년 자랑스런 한국인상 수상
2010년 한국적 라이프 스타일 전시
2016년 제41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심사위원
201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기능보존 협회장

?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맑은 음색으로 대를 이어 사용하는 악기를 만들다

악기를 만드는 기술은 악기 제조 분야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김광주 선생을 시작으로 조정환-조정삼-남갑진-고수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수환 악기장은 1949년 생으로 정읍이 고향이다. 그는 20대 후반, 무형문화재인 이영수 명인에게서 악기제작을 배워 정통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대를 이어 사용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 생각으로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 양금 등 현악기를 두루 만든다.

그의 가야금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맑은 음색으로 가야금 대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008 고대가요인공무도하가에 등장하는 전설의 악기 공후를 복원, 연주법까지 되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2호 악기장 고수환 / 사진제공 및 출처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2호 악기장 고수환 / 사진제공 및 출처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악기장으로의 길을 택하신 계기가 있는가

워낙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가야금 안족이나 깎아 보려고 시작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이면 모형으로 거북선을 만들면 연기가 나올 정도로 만들었다그만큼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매우 즐겨했다.

 

재능이 있었는데 주변의 권유는 없었는가

열여섯 살이었을 때, 매형 누나가 가야금을 한번 만드는 기술을 한번 배워보라 권유했다. 굵직한 오동나무가 가야금으로 변해서 소리가 나는 것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가

한 번 주문받으면 3개월 후에 갖다 줄 정도로 다른 생각 안 하고 악기를 만드는데 전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왜 그렇게 바쁘게 일하게 되었는가

국민교육헌장이 발표되면서 조상의 얼을 되살리자는 구호가 나왔다. 그 영향으로 서울에 국악양성소, 국악고등학교, 예술고등학교가 막 생겨났다. 그러면서 우리같이 보이지 않는지 받는 사람(악기장)들이 갑자기 바빠졌다.

▲ 가야금 울림통을 제작하고 있는 악기장 고수환 / 사진제공 및 출처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 가야금 울림통을 제작하고 있는 악기장 고수환 / 사진제공 및 출처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전통 현악기의 매력은 무엇인가

매력이라 하면 자연의 소리라 생각한다. 전통 현악기는 자연에서 난 재료로 만든다. 오동나무와 밤나무, 아교 등 모든 것이 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이다. 무엇보다 오동나무를 두 손으로 직접 다듬어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선율의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매력적이다.

 

악기장으로서 어떤 마음으로 일을 했는가

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을 이 일을 했다. 이 악기들이 내가 죽고 난 후에도 오래 사용 할 수 있도록 사용자(연주자)를 생각하고 지금까지 악기를 만들어 왔다. 유명한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 경우,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노력을 하였으면 지금까지 오랫동안 인기가 있겠는가.

 

근래에 가야금을 소포품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가야금을 1년만 쓰는 소모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잘못 생각하시는 거 아닌가 싶다. 나는 최소 50년은 쓸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한다. 줄(명주실)이나 안족은 끊어지거나 깨지면 교체해야한다. 하지만 울림통 자체만 멀쩡하다면 50년, 아니 그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

 

대량생산ㆍ개량 전통 악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새는 대량으로 생산해서 악기를 무책임하게 만든다. 우선 당장 소리만 좋게 만드느라 판을 얇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 당장의 소리만 좋게 만드니 악기의 소리가 금방 변하게 된다. 원래의 전통방식으로 만들면 처음에는 소리가 낯설겠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 변하지 않고 아름다운 농익은 소리가 오랫동안 유지가 된다.

▲ 가아금 12줄을 메고 있는 악기장 고수환 / 사진출처 및 제공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 가아금 12줄을 메고 있는 악기장 고수환 / 사진출처 및 제공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앞으로 가장 집중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가

우리 악기들이 음이 퍼지는 부분에서 서양악기보다 짧다.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 연구를 하고 싶다. 경험을 토대로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전통방식으로 우리 전통악기의 단점을 보완하려 한다. 무엇보다 사용자(연주자)가 연주하기에 편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고 싶다.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에서 가야금·거문고 강의를 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우리 문화와 악기에 관심을 많이 갖게 하고 싶었다. 이 곳에 오기 전, 조희숙 보좌관이 여러 문화재 장인을 모아서 많은 이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알려 보자고 했다. 내가 가진 꿈이 있었기에 망설이지 않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서울에서 내가 가진 기술과 지식을 대중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이곳에 와서 강의를 하고 있다.

 

악기장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돈을 떠나서 자신이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악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돈부터 알게 되면 악기는 완성을 못한다요즘 값싼 재료(중국산)로 악기를 대량생산하고 개량악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전통악기들이 개량을 많이 하는데, 개량한 악기가 지금까지 성공한 경우는 없다. 돈보다는 내가 갖고 싶은 악기, 연주자가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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