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의 '물세례 갑질'부터 조양호 회장의 진에어 대표이사 사퇴까지
검찰, 대한항공 해외 자금흐름 포착… 비자금·해외자금 미신고 등 조사착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장녀 조현아의 '땅콩 갑질'로 대중에 머리 숙인 이후, 차녀 조현민의 '물벼락 갑질'에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당시와 다르게 현재 국내서 한진그룹을 향한 시선이 뜨겁다 못해 불타오르고 있다.

조현민 전무는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조양호 회장은 진에어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49일만에 사퇴하는 굴욕을  맛보았다. 여기에 조현민 전무의 '불법 등기이사' 등용 등의 문제로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 여부까지 불거졌다.

검찰은 현재 국민들이 집중하고 있는 만큼 한진그룹 일가와 관련된 의혹에 관련해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과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공사장 갑질' 등에서 시작된 불 길이 조양호에게 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속세 탈루 혐의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정보분석원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통보했다. 현재 비자금 조성에 대해 들여다 보고 있다"며 "조 회장의 상속세 탈루 의혹 등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조 회장 일가와 주변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하고 비자금 조성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16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대한항공에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조 회장 일가의 금융계좌를 압수수색해 분석했다. 검찰은 일부 자금이 조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사용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한진그룹 조씨 일가가 지난 2002년 별세한 故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로부터 해외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문제의 시발점, '물세례 갑질'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광고대행사 A사 직원에게 물(음료 등)을 뿌리고, 폭언과 고성 등으로 회의 진행을 방해한 혐의로 5월 11일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달 13일 내사에 착수한 지 28일 만이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조 전 전무가 당시 A사 직원 2명에게 음료를 뿌려 폭행한 부분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아 공소권이 없고, 벽을 향해 유리컵을 던진 행위는 특수폭행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4일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조 전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된 바 있으며, 11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환됐다.

조현민 전 전무와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일우재단 이사장 이명희도 지난 2014년 5월경 그랜드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장 담당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손찌검을 하는 듯한 모습의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서 이명희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주위에 현장 직원들을 모아두고 설계를 하다가 한 여성으로 보이는 직원에게 손찌검을 하는 듯 거칠게 움직이는가 하면, 설계도면을 바닥에 내팽개치며 공사 업무를 방해했다.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 운전기사,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등에게 욕설을 하거나 손찌검한 의혹도 제기됐다. 피해자 중 일부는 이명희 이사장이 처벌을 받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조 전 전무의 어머니이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조만간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어 국토교통부는 조현민 전 전무가 지난 2010년부터 6년간 등기이사로 이름 올렸던 저가항공사 진에어와 관련해 '조 전무의 국적'이 문제제기 되자,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조현민은 1983년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나 미국과 한국의 2중 국적으로 지내왔다. 그리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조현민의 부친인 조양호 회장이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 F-4 비자를 받아왔다. 해당 비자는 3년마다 갱신할 수 있으며, 국내에 무기한으로 체류 할 수 있는 비자다. 

그러나 국내 항공법상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는 외국인은 국가안보 등의 이유로 항공사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다. 때문에 국토부의 검토결과 여부에 따라 '항공면허 취소'가 될 수있다.

왼쪽부터 조양호, 조원태, 조현민, 조현아

조현민은 이 뿐만 아니라 장녀 조현아, 부모 조양호, 이명희 등이 자사 비행기 등을 통해 밀수 등을 해온 혐의도 제기됐다. 현제 관세청은 한진그룹의 조씨 일가의 밀수 의혹을 수사중에 있으며, 밀수가 확실시 된다면, 밀수 인한 관세 포탈로 중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행 재외동포법은 금고형 이상의 실형을 받으면 국내 체류를 금지할 수 있으며, 출입국관리법은 공공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을 경우 강제 퇴거도 가능하다. 

취임 49일만에 자리서 물러난 조양호

이때문일까,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저비용항공사 진에어 대표이사직에서 취임 49일 만에 사퇴했다. 조현민의 '물벼락 갑질' 의혹이 제기된 지 29일이 지난 날이다.

진에어는 "조양호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이사회에서 권혁민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조양호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정비본부장(전무) 출신인 권혁민 대표이사가 자리를 물러나자 임기 3년인 사내이사에 취임하며,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진에어 측은 "전문 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 체제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이번 조치 이유를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그룹 계열사 진에어의 대표이사 자리에서만 사퇴하고, 현재 대한항공과 한진칼, 한진, 정석기업의 대표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사퇴냐", "꼼수 부리는 것이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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