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사과에도 파문 확산... 정치권 '대한항공 사명변경' 검토할까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폭언 및 욕설 등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조 전무가 사과문을 발표했음에도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3개 노동조합(대한항공 노조,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대한항공 조종사 새노조)이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사퇴를 촉구했다.

조 전무는 15일 밤 9시경 직원들에게 보낸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이번에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받으시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전무는 “앞으로 법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며 어떠한 사회적인 비난도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과문 공개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안팎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대한항공 사명과 태극마크 로고를 변경해 달라’와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게재됐다. 사명 변경 청원은 현재 100건 가까이 올라와있는데 가장 많이 동의한 청원은 16일 오후 현재 5만1천여 명이 동의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검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은 조양호 일가에 대해 국적기 이름을 계속 부여해야 하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또한 “재벌가 자녀의 갑질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조현민 전무의 갑질은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며 “경영 능력이 부족하고 윤리의식 부족해도 경영권 무임승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이어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는 전부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사법당국은 조현민 전무에 대해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새노동조합 등 3개 노조는 조 전무의 이메일이 전달된 직후인 이날 밤 '대한항공 경영층 갑질 논란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3개 노조가 함께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얘기가 대한항공 내부에서 나온다.

대한항공 3개 노조는 “한목소리로 작금의 사태에 심히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라며 ▲조현민 전무의 경영일선 즉각 사퇴 ▲국민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 대한 조 전무의 진심 어린 사과 ▲경영층의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다음은 대한항공 3개 노동조합의 성명서 전문이다.

대한항공 경영층 갑질 논란에 대한 성명서

대한항공 3개 노동조합은 한 목소리로 작금의 사태에 심히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

연일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속보가 끊이지 않는 경영층의 갑질 논란과 회사 명칭회수에 대한 국민청원 속에, 일선현장에서 피땀 흘려 일해 온 2만여 직원들조차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에 이르렀다. 나아가 6만 가족들의 삶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2017년 영업이익이 1조원을 육박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우리 직원들은 2015년 1.9%, 2016년 3.2%에 불과한 임금상승과 LCC 보다도 못한 성과금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직원들은 창사이래 세계의 하늘을 개척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다는 자부심을 갖고, 고객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 해 왔다.

왜? 그것이 대한항공이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는 길이라 믿으며, 언제 어디서나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하나만으로도 하나가 되는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들이 조현민 전무의 갑질 행동으로 무너져 버렸다. 왜 우리 직원들이 자괴감을 느껴야 하는가! 왜 우리 직원들이 아무런 죄도 없이 비난의 화살을 대신 맞아야 하는가!

2만여 대한항공 직원은 ‘대한항공’ 회사 명칭의 지속 사용을 간절히 희망한다. 또한 조현민 전무의 갑질 행동에 형용할 수 없는 유감을 표명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논란의 중심이 된 조현민 전무는 경영일선에서 즉각 사퇴하라.
1. 조현민 전무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에게도 진심어린 사과하라.
1. 경영층은 추후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대한항공노동조합 위원장 최대영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 김성기
대한항공조종사 새 노동조합 위원장 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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