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發 정계개편 시나리오

야권발 정계개편설이 부상하고 있다. 한국당은 친박과 비박간의 갈등이 첨예하다. 국민의당도 바른정당과 합당을 추진하면서 당내 갈등이 점화되고 있다. 야권은 시끄럽다. 국민의당 호남세를 등에 업은 박지원과 한국당 복당파 김무성이 당내갈등 틈새에서 당권장악의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다. <공정뉴스>는 야권발 정계개편 현주소를 분석한다.

정치권이 시끄럽다. 여야 정치권이 적폐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검찰이 전방위적으로 정치권을 겨냥하고 나섰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의 계파전쟁은 점입가경이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계파전쟁의 한복판에 섰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 김무성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의원
홍준표 한국당 대표, 김무성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의원

한국당 내부는 복잡하다.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으로 원내 1당의 발판을 마련했다. 보수 재편의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오월동주’라는 분석이다. 친박과 비박(친홍)의 갈등 속에 김무성계가 호시탐탐 당권탈환을 노리고 있다.

한국당의 실질적 창업주는 홍준표 대표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로 불거진 계파갈등이 첨예하게 번지면서 위기다. 여기에 호시탐탐 당권을 노리는 김무성 의원의 역공도 준비해야 할 처지다.

한국당의 갈등은 다음달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가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바른정당 ‘1차 복당파’인 비박계 3선 김성태 의원, 옛 친박인 4선의 홍문종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된다. 당 안팎에서는 친박 청산을 내세운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일시적으로 손을 잡고 김성태 의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의 한 인사는 “자유한국당이 제1당이 될 경우 6선인 김무성 의원은 국회의장을 노려볼 수도 있다”며 “김 의원이 당내 ‘친홍-친김-친박’ 3각 구도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지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내대표 선거의 결과에 따라 홍-김의 연대가 깨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홍 대표와 친박 청산을, 홍 대표는 친박과 친김 청산을 내심 바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친박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친박청산에 나선 홍준표 대표보다는 김무성 의원 편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정파로서의 친박은 사실상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친박이 적폐로 찍힌 이상, 정치적으로 친박은 사라졌다”면서 “원내대표 선거를 전후로‘헤쳐모여’할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대표보다는 김무성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 칼날이 친박계 의원들을 향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 원유철 의원 등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에서 친박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전망이다. 막가파식으로 밀어붙이는 홍보다는 조용한 김무성 의원 쪽에 몸을 의탁하려는 친박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호남 갈라서나
안철수 대표도 바람위에 칼날 같은 정치행보가 예상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중도·보수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안 대표가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김무성 의원계의 탈당으로 11석만 남아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다. 이런 바른정당 입장에서 안의 제안은 천군만마다.

하지만 바른정당과 연대 통합문제를 놓고 친안과 비안 갈등이 번지면서 안 대표를 위협하고 있다. 호남중진인 박지원 의원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안 대표를 전면에서 비토했다. 박 의원은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탈당의사도 밝혔다. 안 대표가 통합논의를 밀어붙일 경우 별도로 원내교섭단체(20석)를 만들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대표는 통합강행 의사를 밝혔다. 철수했던 예전과 다른 ‘강철수’의 모습이다.

16일 덕성여대 특강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연대 내지는 통합으로 가는 것이 우리가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 때 추구한 방향과 같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빅 텐트’를 쳐야 한다”면서 유승민 대표의 ‘중도보수대통합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21일 당의 진로를 둘러싼 ‘끝장토론’을 앞두고 내부의 비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에 이은 선거연대까지는 모색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를 넘어 ‘당대당 통합’까지 염두에 두고 협상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정치실험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총선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국민의당이 탄생됐다. 비호남 출신인 안 대표의 입장에서 호남을 벗어난다면 텃밭을 잃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을 비롯해 호남계인 천정배, 정동영 의원등이 공개적으로 안 대표의 통합론을 비판하고 있다.

안 대표가 호남을 버리고 바른정당과 연대할 경우 박지원 의원이 당권을 장악하는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박 의원이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미지수이다. 그 틈을 천정배, 정동영 의원 등이 호시탐탐 당권을 노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빅텐트론 부상
적폐청산 칼날이 한국당을 위협하면서 위기를 느낀 한국당 의원들 일각에서는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간 빅 텐트론’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빅 텐트론은 국민의당 내 일각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안 대표가 통합의 대상을 바른정당에 국한하지 않고 자유한국당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최고위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국당과 하면 나는 차라리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의당은 기득권 양당구조를 혁파하기 위해 만든 당”이라며 “민주당과도 한국당과도 손잡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통합론의 무게추가 ‘보수’에 쏠려있다는 인식을 줄 경우 호남 의원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정치는 생물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로 적폐로 찍혀 위기에 몰린 한국당 내 친박, 그리고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간에 합종연횡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권발 정치지형 격변이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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