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발 정계개편 분석

여의도發 정계개편이 추진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의 안팎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른정당이 기로에 섰다. 쪼개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통합파의 보수통합 ▲국민의당과의 ‘중도보수 통합’신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계개편으로 민주당·자유한국당·신당(국민+바른)으로 분류되는 ‘2017년판 新삼국지’가 완성될 전망이다. 안철수·유승민 계보를 중심으로 한 신당은 명실상부한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추진되는 ‘합종연횡’ 방정식을 분석한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힘을 받고 있다. 대선에서 경쟁하던 둘이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될 경우 여당인 민주당·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견제하고 조율할 수 있는 막강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 여론조사 결과, 바른정당과 합당을 할 경우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46.3%), 한국당(15.6%),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신당(19.7%), 정의당(5.3%)였다. 바른정당과 합당할 경우 지지율이 20% 가깝게 상승하며 2위를 차지한 것. 민주당과의 합당보다 시너지효과가 컸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 때는 한국당·바른정당 통합신당의 지지율은 26.3%였다. 호남 민심도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에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에 대한 러브콜을 이어갔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양당이 통합에 대한 본격적인 조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10월 중순에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을 만나 양당 간 통합 필요성과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행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당제의 불씨를 살리고 개혁적 중도가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며 “국민의당과의 당 대당 통합에 대해 의원들과 당원들의 의사를 확인할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내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가장 적극적이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한국당 내 중도·보수 세력이 통합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국민의당은 물론 한국당내 개혁 보수 가치에 공감하는 인사들까지 포함한 세력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일부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해 한국당에 합류하는 것을 보수 대통합으로 불러선 안 된다”면서 “그것은 바른정당 파괴공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바른정당 국민의당 한국당의 3당 중도보수 세력의 통합이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양당 내부 반발
양당 내부에서 통합 논의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유 의원의 ‘햇볕정책과 지역기반 포기’를 언급하며 “우리가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반발했다.

박 전 대표는 “12∼15명의 바른정당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갈 것”이라며 “(국민의당에는) 몇 명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당의 정체성 차이 등으로 인해 당 지도부의 러브콜이 효과를 보더라도 의원 4∼5명 수준의 ‘이삭줍기’에 그칠 것이라는 논리다. 천정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지지율이 바닥을 친들, 목욕물 버리며 애까지 버릴 수 있나”라며 “존재 기반을 내주고 얻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여러차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같은 당 호남 초선인 최경환 의원은 “안 대표가 이런 식으로 정체성을 버리면 안 된다”고 했다.

바른정당 자강파인 하태경 최고위원도 “바른정당의 가장 급선무는 당의 중심을 다시 바로 세우고 통합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11월 13일 전당대회 전에는 당 내부 통합이 제1과제”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로 구성된 ‘국민통합포럼’의원 10여명은 여의도 한 식당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통합론이 나오는 와중에 우리가 너무 앞서가면 진정성이 깨질 수 있으니 차분하게 나아가자”는 취지의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 정계개편 셈법
정계개편이 성사되면 안철수·유승민 의원이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두 의원은 민주당과 한국당 중간에서 캐스팅보트를 흔들며 각종 현안 문제 때마다 이득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내 반발을 비롯해 한국당 내 친박 세력의 움직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자진탈당을 권유했다.

이 같은 홍 대표의 방침에 친박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19일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보이콧이후 비밀리에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21일 태극기 부대 집회를 통해 친박 재결집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보수세력들의 움직임과 맞물린 바른정당 와해 시나리오는 실제 당 대 당 통합보다는 한국당과의 보수 통합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견제구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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