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7배 뛴 종목에 전 재산 절반 '올인'
주식 투자로 돈을 버는 승리 방정식이 깨졌다. 이유정 후보자의 남다른 주(株)테크 능력때문.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사법연수원 23기)가 국회에 공개한 재산 내역에 따르면, 총 재산은 16억5300여만 원으로 드러났다. 이 중 예금 1억900만 원을 뺀 15억1000만 원 가량이 모두 주식이다. 재산의 대부분인 91%가 주식인 것. 이 주식은 각각 신한금융투자에 8억8000여만 원, 키움증권에 5억5000만 원, 삼성증권에 7500여만 원으로 나뉘어 있다.
남편 명의의 재산은 아파트(5억9200만원), 예금(2억8000만원), 금융채무(2억5000만원) 등으로 신고됐다. 남편 명의 재산은 대부분 부동산인데, 본인 명의 재산을 거의 다 주식에 투자한 것.
수상한 주식 투자 내역
이 후보자는 ‘미래컴퍼니’라는 회사의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 중인데, 신고 가액을 보면 총 9165주(신한금투 8665주, 삼성증권 500주)로 23일 종가인 73500원 기준으로 6억7360여만 원이다. 미래컴퍼니는 반도체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로 최근 의료용 로봇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주식 가격은 최근 1년여 만에 7배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해 1월 4일 종가는 1만600원이었다. 그 후 등락을 거듭하며 지난해 12월 29일 종가 1만9400원을 기록한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6월19일 장중 한때 8만8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초 대비 6.9배, 지난해 연말 대비 3.8배 오른 것이다.
이 회사의 주가 상승 요인을 살펴보면 지난 3월 29일 공시를 통해 중국 업체와 대규모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공급계약 체결 사실을 알렸다. 이 공시에 힘입어 전날까지 5만1000원이던 주가는 5만7200원이라는 신고가를 찍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미래컴퍼니가 자체개발한 수술로봇시스템이 식약처의 허가를 취득한 사실을 공시해 전날 종가보다 8500원(12%) 오른 8만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복수의 증권 전문가들은 “무모한 투자 성향을 가진 일반 개미도 아닌 검사 출신 로펌의 파트너급 변호사인 사람이 전 재산을 대형주가 아닌 코스닥 중소형주에 ‘올인’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처음 본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변호사 활동 중 알게 된 기업 비공개 자료 등을 이용해 투자했다면 법 위반”이라며 “빨리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 측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통상적인 주식 투자를 했으며 중간에 사고팔아 이익을 남긴 바도 없다”고 해명했다. 미래컴퍼니 주식의 자세한 매입 시기와 매입가액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지금 너무 많은 자료를 요청받아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을 아꼈다.
과연 28일에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식 대박’ 의혹이 어떻게 해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