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노예 전락 언론의 ‘민낯’... “이래서 기레기 소리 듣는다”

▲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언론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간매체 <시사IN>은 삼성과 언론의 추악한 뒷거래를 공개했다. 청탁이 난무했다. 광고는 물론 인사청탁까지 했다. 일부 언론인은 삼성에 충성맹세를 했다. 2015년 개봉된 영화 <내부자들>과 다를 바 없다. “민중은 개, 돼지라고 말하며 권력에 빌붙은 언론인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삼성과 언론의 커넥션은 언론 스스로가 삼성 광고의 노예로 전락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의 공기(公器)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공정한 사회를 지향하는 <공정뉴스>는 삼성과 언론 커넥션보도를 통해 한국언론의 미래를 분석한다.

삼성과 언론 내부자들

<내부자들>2015년 개봉한 한국영화이다. 언론과 매스컴의 이중성을 고발했다. 대권에 도전하는 유력 정치인과 재벌회장, 언론인의 끈적끈적한 유착관계를 리얼하게 그렸다.

영화 속 이강희 논설주간(백윤식 분)’은 정치권과 재벌을 조정하는 막후 실세였다. 영화 속 논설주간은 혼자서 끊임없이 누군가와 거래하고 작당한다. 이번 삼성과 언론의 커넥션은 <내부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언론이 막후실세가 아닌 비굴한 이라는 점이다. 재벌이 경제 권력임을 말하고 있다.

최근 <시사IN>은 커버스토리 그들의 비밀 대화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언론사 전·현직 간부와 기자들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다. 광고와 협찬을 요구하거나 자녀의 취업청탁을 요청하는 낯 뜨거운 내용들이다. 기사로 보답하거나 보도하지 않도록 얘기하겠다고 약속한다.

문화일보의 한 간부는 장 전 사장에게 보낸 카카오톡에서 올 들어 문화일보에 대한 삼성의 협찬+광고 지원액이 작년 대비 1.6억이 빠지는데 8월 협찬액을 작년(7) 대비 1억 플러스(8)할 수 있도록 장 사장님께 잘좀 말씀드려달라는 게 요지입니다. 삼성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혹시 여지가 없을지 사장님께서 관심 갖고 챙겨봐주십시오. 앞으로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CBS 한 간부는 자신의 아들을 삼성전자에 취업시켜 달라고 청탁했다. “제 아들이 삼성전자 00부문에 지원을 했는데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떨어졌는데 이번에 또 떨어지면 하반기에 다시 도전을 하겠다고 합니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시험 과정과 방법도 바뀐다고 해서 이번에도 실패를 할까 봐 온 집안이 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는 내용이다. 이 간부는 문자 메시지에 자녀 이름과 수험번호 출신 대학까지 적시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자식을 둔 부모의 애끊는 마음을 가눌 길 없어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며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문자를 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CBS 노조는 8사실확인 결과 그 간부는 지난해 7월 명예퇴직한 이모씨이며, 청탁이 이뤄진 시점이 퇴직 전 재직 당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회사의 정확한 사실 해명 및 반성과 유감 표명 CBS 전 직원을 향한 이모씨의 사과문 작성 및 공개 이모씨에 대한 CBS 명예훼손 소송 진행 등을 요구했다.

총수 불법 외면

삼성은 쎘다. 삼성의 돈은 언론을 굴복시켰다. 서울경제신문 모 간부의 태도는 언론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 이 간부는 2015년 장충기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사외 이사 선임 민원을 했다. 그는 염치불구 사외 이사 한자리 부탁드립니다. 부족합니다만 기회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작년에 서울경제 000 그만두고 000 초빙교수로 소일하고 있습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서울경제신문 노조는 8사외이사 자리를 청탁한 간부는 2014년에 회사를 떠난 박모 부사장이라면서 사외이사 자리를 청탁한 시점이 우리 회사를 퇴직한 이후라도 이런 청탁 행위 자체가 서울경제신문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조직원의 자존심을 훼손했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해당 전직 간부에게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사측에도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기자의 태도는 삼성 직원이나 다름없다. 그는 2015년 면세점 신규 4곳이 발표되던 때에 존경하는 실차장님! 어제 감사했습니다. 면세점 관련해 000과 상의해보니, 매경이 어떻게 해야 삼성의 면세점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연합뉴스 한 간부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다. 20167월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관련 보도가 나왔던 당시 연합뉴스 한 간부는 장 사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고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어려워져갑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언론인이라면 이 회장의 성매매에 대한 취재를 했어야 함에도 취재하는 언론에 대해 비토하고있다. 언론인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 노조는 8조복래 콘텐츠융합담당 상무와 이창섭 전 편집국장 직무대행(현 연합뉴스TV 경영기획실장)국가기간 통신사가 아니라 삼성기간 통신사소속인 것만 같다당신들은 연합뉴스에 무슨 짓을 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특히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가 있다는 말은 시쳇말로어이가 없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기업의 총수가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실은 놔둔 채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만 성토하는 것이 언론사 편집인이 할 말인가라며 조 상무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은 또 다른 문자 메시지에서 TV조선의 보도 방향에 대한 언급이 있다고 시사IN은 밝혔다. “방상훈 사장이 조선과 TV조선에 대한 기사쓰지 않도록 얘기해두겠다고 했습니다. 변용식 대표가 자리에 없어 000에게도 기사 취급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왔습니다.”

한국 언론자유지수 70

삼성은 돈의 위력으로 대한민국 언론을 내부자들, 또는 공모자로 만들었다. 이같은 한국 언론의 행태에 대해 국경없는 기자회180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70위라고 평가했다.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많은 해직기자가 양산됐지만, 일부 언론 종사자들이 소위 알아서 기는기레기로 변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언론의 환경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저널리즘이나 사회적 책임인 뒷전인 채 사업적 관점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언론의 유통구조도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으로 신문 등 보다 포털과 IT기업이 광고시장을 장악한 것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영훈 나래컴퍼니 회장은 언론은 공정한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 사회의 공기역할을 해야 한다. 권력의 노예로 전락한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 자본에서의 자유를 찾아 참 언론의 역할과 사명에 충실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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