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대권 행보가 시작됐다.

16일, 서울고법에서 열린'성완종 리스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홍 지사가 해당 의혹을 털어낸 만큼 본격 대권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재판부는 사건의 직접적인 증거인 금품 전달자 윤모 씨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 집행유예 없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탄핵정국에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대선 후보 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던 자유한국당은 홍 지사의 무죄 선고에 반갑다는 반응이다.

홍 지사가 여권 대선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권 내 유력후보가 없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지율에서 문재인 대세론에 대항마지만, 출마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날 무죄 선고로 홍 지사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2015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천천히 대권을 준비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대선출마를 준비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고 검찰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대선 후보군에서 멀어졌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의 대선과 관련 보수후보적합도 조사에서는 황교안 권한대행(27.4%)에 이어 2위(8%)를 차지하기도 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권 내 대선 후보가 부재인 상황에서 홍준표 지사의 무죄는 대선판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홍 지사는 야권의 문제인 대세론에 맞서 싸울 대항마로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 보수의 가치를 높여줄 후보"라고 분석했다.

여권과 보수 내부에서는 홍 지사의 대선 출마에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하지만 홍 지사가 대선에 뛰어드는 대신 경남도지사 3선으로 눈을 돌릴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1심 선고 이후 공보특별보좌관을 채용했다. 정무조정실장 임용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공보와 정무 기능을 강화한 것은 3선을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 법원의 무죄판결이후 대권 도전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의미가 짙다. 홍 지사는 지난 2015년에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만큼, 3선보다는 대권에 의욕이 있다. 홍지사의 출마는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