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한 박근혜정부서 법무장관, 국무총리 '원죄론' 대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뜬다. 보수전쟁도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황 권한대행을 보수대안으로 내세우며 개헌카드를 내세웠다. 반면 바른정당은 자강론을 내세우며 보수적통을 강조, 확실한 보수노선 재결집에 나섰다. 황 권한대행은 양측의 전쟁 한가운데 섰다. 황 대행의 대선 출마를 둘러싼 논란과 이와 관련된 정치권의 움직임을 분석한다.

황교안은 여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다. 2월 초순 등판한지 불과 1개월 만에 야권의 문재인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여권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보다 높은 지지율을 차지하며 황교안 대안론에 불을 붙였다. 황 대행은 1JTBC-리얼미터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12.1%의 지지율로 2위에 올랐다. 2YTN-엠브레인 여론조사 결과 11.8%3위를 차지했다. 2위 안희정과 오차범위 내 격차다. 사실상 2위와 차이는 없다.

다만 보수진영 후보적합도에서는 1(32.9%)를 차지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에게 뒤졌다. 대선은 보수, 진보 성향 유권자가 모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황 대행은 유일한 대안이다. 반기문 전 총장의 낙마는 황 대행에겐 유리한 국면을 맞게 했다. 반기문 지지자의 지지율 이동을 분석한 결과, 황 대행에게 간 사람이 30.4%이다.

권한대행 벗고 대선출마?

정치권의 관심은 황 권한대행의 출마여부에 쏠려 있다.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문재인 전 대표의 입장에서도 정적 반기문 전 총장 못지않은 파괴력을 가진 새로운 정적이다. 그의 출마 결정은 문 전 대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2%이다. 황 대행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10%대에서 추격하는 양상이다. 부동층의 50%가 지지율을 표출하지 않는 상황이라, 본격적인 대선전에 들어가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에서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세운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도 황 대행의 행보에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대행이 출마를 할 것인가 여부의 문제는 남아 있다. 하지만 보수세력의 요구와 정치권의 요청이 지속되면 출마로 마음을 바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의 황교안 비토론

바른정당과 새누리당 일부에서조차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거침없는 대선행보를 보이는 황 권한대행에 부정적 견해다. 성일종 의원(새누리당, 충남 서산·태안)2대통령이 지금 탄핵에 의해서 직무가 정지됐는데 잘하고 계신 분을 자꾸 정치권에서 필요에 의해서 이렇게 (대선 출마를) 요구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뭐라 하겠냐우리 총리님께서 정치권의 일부 요구가 있다 그래서 (대선 출마를)결정하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당으로 갈라진 바른정당의 황교안 비토론은 더 노골적이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황 총리는) 최순실 농단으로 인해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탄핵 절차를밟고 있는 상태에서 대행을 하고 계신 분 아니냐. 그로 인해서 전제되는 대선에 그분이 출마를 한다는 그 자체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황 총리를 대선주자로 놓고) 언론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보고 출마를 권유하거나 그런 바람을 넣는 사람들도 옳지 못하다. 그 분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필패론까지 제기됐다.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은 황교안 총리께서 총리직을 사퇴하시고 대선에 뛰어들면 국정의 혼란을 어떻게 피할 것이냐유일호 부총리께서는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이렇게 되는데 이건 국제적인 웃음거리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이어 이 분은 박근혜 정권의 실패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는, 야권으로 봐서는 가장 상대하기 가벼운 후보이며 대선 구도에서의 필패 가능성이 높은 후보라고 덧붙였다.

현재 보수진영 유력 대선후보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황 총리) 그분이 평생 공안검사 출신이시고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내신 분이라서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보수의 길, 그런 철학이나 개혁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권한대행 하시는 분이 대선만 생각하고 있으면 국정에 소홀함이 생길 테니까 만약 대선 출마 생각이 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 뜻을 밝히고 권한대행 자리는 그만두는 게 옳다고 했다.

황의 법칙 넘어설까

선거 법칙에 네거티브 전략이 있다.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후보의 옷은 찢겨지고 알몸을 드러낸다. 반기문 전 총장도 검증과정에서 본인과 친인척 비리가 불거졌고, 결국 링에 오르지 못하고 낙마했다. 황 대행에게도 이런 일이 없으라는 법은 없다.

황 권한대행의 가장 큰 약점은 박근혜 정부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밑에서 법무부장관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승승장구했다. 대통령의 탄핵 상태에서 황 대행이 자리를 박차고 출마를 결심할 경우, 대통령과 총리가 동시에 궐위되는 초유의 국정공백 상황이 벌어진다. 이에 대한 책임론 대두도 황 대행에게는 부담이다.

황 대행의 약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병역문제다. 황 대행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보여준 투사 이미지가 우파 애국주의심리에 불을 지폈고 보수 대안 후보로 부상했다. 하지만 병역문제, 엘시티(LCT)의혹에 연루된 점은 도덕성을 강조하는 보수후보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병역문제는 보수후보로는 치명적이다. 3차례 징병검사를 연기한 끝에 1980만성 담마진(두드러기)증상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지난 10년간 징병검사를 받은 365만 명 중 담마진으로 면제받은 사람은 4명밖에 없다. 과거 병역문제는 대선의 판을 뒤집은 적이 있다. 이회창 전 총재는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으로 2번이나 낙마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특혜 의혹 중엔 투자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부동산 투자이민 대상 지정이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되지 않았던 것이 2013년 박근혜 정부 들어 지정됐다. 당시 황 대행은 소관부처인 법무부장관이었다.

황의 선택, 무엇일까

황 대행이 대통령이 될 기회다. 하지만 병역과 LCT의혹으로 위기이기도 하다. 이젠 황의 선택만 남았다. 새누리당과 보수 세력은 황 권한대행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이것만으로 대선 출마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인 지지를 얻어야만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촛불민심을 잠재우는 것도 황 대행의 반전카드이다. 특검은 3일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청와대가 형사소송법 법리를 내세워 청와대 개방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특검은 황 권한대행에 공을 넘겼다. 압수수색을 허가헤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이다. 야당도 대통령 직무를 대신 수행하고 있는 황 대행이 압수수색을 승인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황 대행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 9부능선을 넘은 황 대행에게 특검의 압수수색 공문은 양날의 칼과 같다. 특검이 요청한 청와대 압수수색을 허가하면 보수의 비판을 받게 되고, 거부하면 야당과 촛불민심에 비판과 정치적 부담은 오롯이 황 대행의 몫이 된다. 황 대행의 선택에 정치권은 물론 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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