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진 사회정상화운동본부 이사장

중국 당태종 시절의 정치 문답집 ‘정관정요(貞觀政要)’는 신하의 종류를 충신, 간신, 양신으로 구분했다.

 

충신은 충성을 다하여 무조건 임금만을 섬기는 신하로 너무 우직하게 직언을 하다가 군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간신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간사한 신하다. 충신을 배척하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를 모함하고 몰아내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교태를 부려 군주로부터 신임과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국정을 농단하는 등 전형적인 문고리 권력자들 이었다. 양신은 백성의 뜻을 헤아리고, 백성의 편에 서서 직언을 하므로 자신도 살고 군주는 백성으로부터 자손만대 훌륭한 군주로 기록되게 하는 지혜로운 신하이다.

간신으로 역사에 남은 이들 중 진시황 시절 환관 조고가 있다. 그는 진시황제가 붕어하자 자신이 어릴 적부터 보살피든 호해왕자를 2세 황제로 내세웠다. 조고는 이 후 감언이설로 황제를 속여 대신들과의 만남을 멀리하게 하고, 모든 보고는 자신에게 구두 또는 서면보고토록 했다. 황제 호해는 환관 조고의 국정 농단을 모른 체 주색잡기와 자기도취에 빠진 상태로 국정을 운영하다가 결국 조고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일주일에 1회 열리는 대통령주재수석비서관회의나, 공식 귀빈행사가 끝나면 거의 대부분 대통령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만 머물렀다고 한다. 관저에 머물며 문고리 3인방과 최순실의 말에 의지해 국민이 위임한 국정을 농단한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일부 언론들은 박대통령이 공주로 자라 세상 돌아가는 민초들의 마음을 모른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일국의 대통령에게는 비선실세와 문고리들만 있지는 않았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 경호실장, 민정수석, 기타수석 비서관들이다.

이들은 최순실 등이 국정을 농단할 때 당연히 직을 걸고 비선 조직의 문제점과 대통령의 잘못된 업무태도를 바로 잡아야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도 역사의 죄인이다. 이들은 2014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윤회 관련 청와대 문건파동 사건 이후에는 비선의 문제점을 더욱 정확이 파악했을 것이다.

비서실장은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으로부터 정윤회와 최순실, 문고리3인방의 국정농단에 대한 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 검찰총장, 법무부장관까지 지내신분이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변명한다면 정말 무능한 사람으로 그 가족이나 역사 앞에 설수 없는 중죄인이다.

민정수석이 몰랐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민정수석실에는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국정원등 모든 정보 수사기관에서 파견된 정예 요원인 행정관들이 있으니 몰랐다고 한다면 이들은 직무유기를 범한 것이다.

경호실장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근접 경호요원으로부터 신변 뿐 아니라 심기경호 사항까지 보고 받는 경호실은 비선들의 출입을 적극 막지 못하였다. 또한, 공적시스템이 아닌 비선의사들이 진료하는 것을 묵과한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진행될 특검에 피의자 내지는 참고인으로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특검에 출두해서는 거짓 없이 진실을 말해야 한다.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에게 특별히 주문한다.

검찰에서 수사하지 못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경호실장, 입건되지 않은 안봉근, 이재만 비서관 등이 자신들의 직무를 포기하거나 남용한 범죄혐의가 없는지 철저히 수사를 해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향후 국가운영 시스템을 보완하여 다시는 대한민국에 측근들의 비리나 소인 간신배들의 국정 농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