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채권 등 전부문 고른 실적 기록

▲ 김흥제 HMC 투자증권 사장

HMC투자증권의 약진이 눈부시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2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69억원) 대비 27% 늘어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는 거래대금 규모가 전분기에 비해 소폭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순항의 중심에는 기업금융(IB) 전문가 출신 김흥제 사장이 있다. 업계는 김 사장의 리더십이 이 같은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한다.

HMC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2144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늘었다고 밝혔다.

14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기록(169억원)1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1% 늘어난 1633억원, 당기순이익은 42% 증가한 16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IB부문 전체 실적 견인

1분기 전체 거래대금이 약 785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00억원 이상 감소하는 등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상황 속에서 최고의 실적을 낸 것이다.

실적 호조로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1분기 세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연 환산 기준 12%로 작년 말에 비해 2%p 이상 증가했다.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도 13%를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1%p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실적이 호전된 데는 IB, 채권 등 대부분의 사업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IB부문이 금융자문, 대체투자 등 차별화된 딜과 안정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채권 부문 또한 시장금리 인하에 따른 자기매매이익증가 등으로 수익이 증가하면서 회사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는데 힘을 보탰다.

IB 부문 내 실적 개선 행보는 IB 전문가인 김 사장의 장점이 발휘됐단 평가다.

김 사장은 과거 제일은행에서 IB 여신심사, 프로젝트금융 등을 담당했고 부동산금융과 특수금융 면에서도 능력도 발휘한 인물. 지난 2013년 말 취임 전까지 HMC투자증권에서 약 2년간 IB본부장과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를 통해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4년 취임 이후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SF) 등 새로운 수익원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해외 부동산과 항공기 투자, 민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한 것이다.

실제 그는 지난해 11월 중순 미국 맨해튼 4성급 부티크 호텔인 마사워싱턴1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 투자, 싱가포르항공의 에어버스 A330-300 항공기 매입에 9800만 달러 규모 투자 등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를 통해 대체투자에 대한 국내외 수요증가와 국내 부동산에 집중된 사업의 리스크를 분산했다는 설명이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딜과 수익다각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 철저한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해 실적 호전세를 이어가 업계 최상위 수준의 ROE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성공 DNA 접목

또한 지난 20148월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 슬림화로 비용을 절감하고 직원 생산성을 높인 것도 성과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비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문은 과감히 도려내고 수익을 창출하는 부문에 집중,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이후 김 사장은 현장중심 경영으로 조직 안정과 소통강화에 힘을 쏟았다. 이에 관해 회사 측은 지난해 핵심과제 중 하나인 활기찬 영업활동 구현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우발채무 부담이 취약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매입대출채권 등의 비중이 최근 2~3년 새 크게 높아지면서 대손충당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신용공여금, 매입대출채권, 미수금 등이 포함된 채무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최근 3년간 6607억원9182억원113949200만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이 기간 대손충당금 설정 비중은 1.2%2.5%1.3%로 큰 개선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IB,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영업부문에서의 잠재력, 신사업 경쟁력,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시장 진출은 강점으로 꼽힌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사장은 남은 10개월의 임기 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업문화를 HMC투자증권에 정착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앞서 HMC투자증권은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9주년을 맞아 그룹의 성공DNA를 조직에 접목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회사 측은 더 나은 금융을 향한 동반자를 새로운 기업 비전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전문성을 바탕으로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금융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고객 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 존중, 글로벌 지향의 5가지 핵심 가치를 내재화해 기업문화를 가꾸어갈 예정이다.

이 같은 기업 가치체계는 3개월간의 기업문화TF 활동을 통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수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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