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신사업 성공으로 사상 최대 경영 실적

▲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이 4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김해준 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다음달 18일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 2년의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20086월 취임 후 8년간 교보증권을 이끌어왔던 김 사장은 이번 재선임으로 4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찌감치 그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했다. 교보증권이 지난해 1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증권가 예상된 연임

20086월 취임한 김 사장은 201834번째 임기를 마치면 교보증권 CEO로만 10년이다.

국내 증권사 중엔 2007년부터 CEO를 역임하고 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이어 두 번째 장수 CEO. 유상호 사장 역시 올해 9연임(1년 임기)이 확실시 되고 있다.

김 사장이 4번째 연임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 16년만의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 큰 배경이 됐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6.4% 오른 9731800만원이다. 이는 지난 1999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2011년 기준 국내 54개 증권사 가운데 37(101억원)였던 교보증권의 영업이익 순위는 지난해 58개 증권사 중 13위로 껑충 뛰었다. 매출액은 13107860만원으로 41.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7893590만원으로 165.2% 증가했다.

이 같은 경영 성과는 상반기 증권 업황 호조뿐만 아니라 수익다변화 차원에서 김 사장이 일찌감치 뛰어들었던 구조화금융(SF)과 프로젝트금융(PF) 등 신사업 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취임 직후 브로커리지 영업만으로는 천수답(天水畓)식 경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 사업 다각화를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신사업 투자에 집중했다.

그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20093월 결산기준 자산 규모 19556억원, 매출액 12000억원을 달성했다. 2008년 이후 2013년까지 적자 없이 매년 100~2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12.3%2013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1% 증가했다. ROE는 한 기업이 자기자본에 비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가와 가장 밀접한 경영 지표로 꼽힌다.

신사업 등 경영 전략 성공

김 사장은 PFSF 부문에 지속적인 금융자문과 차환발생, 구조화된 상품 거래 확대 및 네트워크를 통한 영업 활성화로 수익을 크게 늘렸다. 그는 교보증권에서 IB본부장을 지내는 등 IB 전문가 출신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을 제치고 해외 항공사로부터 항공기 투자 계약을 딜(거래)을 연달아 성사시키는 등 틈새 수익 모델 발굴에 적극 나섰다. 김 사장이 추진했던 신사업은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스펙 열풍을 타고 비교적 소외됐던 기업공개(IPO)에서도 두각을 냈다. 지난해 8월 초에 모집한 교보스펙4호는 447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증거금 5300억원을 모집했다. 이어 스팩5호 역시 4851의 경쟁률로 9900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모여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 나무가의 IPO주관사를 꿰차며 11월 코스닥에 상장시키기도 했다.

차별화된 전략, ‘맨파워

더불어 리테일 부문의 체질개선 등이 효과를 봤다. 이는 김 사장의 치밀한 경영전략과 강력한 리더십에서 비롯됐다는 평이다.

리테일 시장의 점유율 확대는 단순히 주식중개영업에 머물지 않고 웰스메니지먼트(WM) 부문을 보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3년 이후 인접 지점의 두 개 점포 가운데 한 곳은 브로커리지 지점, 다른 한 곳은 WM지점으로 만들어 지점별 특화전략을 꾀했다. 지난해 대부분 증권사들이 큰폭의 적자로 리테일 부문의 구조 조정을 단행하며 규모를 축소한 것과는 차별화된 전략이었다. ‘맨파워를 중시한 교보증권은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브로커리지 지점과 WM지점을 나눠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금융상품 추천 및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임직원 금융상품 교육 강화 및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는가 하면 자산관리(WM)센터를 설립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교보증권은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3, 4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지며 저력을 과시했다.

결국 사람이 자산

김 사장은 취임 당시 17716억원에 불과했던 교보증권 자산을 지난해 155326억원으로 3배 넘게 키웠다. 신탁자산 규모 1위에 올라선 것이다.

교보증권과 김사장이 맨파워와 운용 능력으로 시장의 허점을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올해도 신년사를 통해 맨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반 회사원들을 지칭하는 용어 중에 끝에 자가 붙는 것은 상사맨증권맨밖에는 없다그만큼 다른 업종들보다 맨파워가 중요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 업종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마무리 되는 영업이 많다결국 사람들이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배려와 믿음이 없다면 그 조직은 단단해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1957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장흥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대우증권을 통해 증권업계 첫발을 내디뎠으며 지난 2005년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기업금융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장, IB투자본부장을 지내다 20086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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