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료, 2억 5천만 달러 6대4로 나눠 가져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이다. 혹자는 경기를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평한다. 가수 김창렬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에서 기억에 남는 건 음료수 광고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대전료와 현존하는 최고의 창과 방패인 두 복서가 맞붙는 세기의 경기는 권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번은 눈여겨 볼 것이다. 지난 3일의 경기는 어느 누가 봐도 실망스럽다. 전문가들은 졸전에 말문이 막힌 듯하다. 한국 권투위원회 홍수환 회장은 그들의 경기는 돈값 못 한 프로복서라 개탄했다.

세기의 졸전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는 2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대전료를 64 비율로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두 선수는 복싱 역사상 최악의 먹튀 선수들로 기억 될 것이다. 혹자는 짜고 친 고스톱아니냐 의심한다. 전체적으로 기대이하의 경기지만 다른 한편으로 메이웨더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싸웠고 파퀴아오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싸우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졸전으로 보일 수 있다.

메이웨더는 아웃복서로 47차례를 싸우는 동안 얄미울 정도로 치고 빠지기를 구사했다. 그는 이기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반면 파퀴아오는 심판이 말려야 난타가 끝나는 인복서다. 그는 신체적 핸디캡으로 짧은 팔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특유의 변칙적 주먹과 빠른 타격은 파퀴아오가 이라 불릴 정도로 모두에게 각인돼 있다. 이날 경기는 파퀴아오의 명성을 무색하게 한다.

경기 후 파퀴아오 측에서 어깨 부상 때문이었다는 설명이 나왔지만 프로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 세기에 나올까 말까 한 두복서의 맞대결은 세기의 대결이라는 타이틀보다 세기의 졸전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

 

메이웨더 전원일치 판정승

 

메이웨더는 지난 3(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67kg) 통합 타이틀전에서 파퀴아오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세기의 경기는 사상 최초로 계체량 티켓 판매, PPV(페이퍼뷰-경기를 보기 위해 TV시청료를 따로 내야하는 시스템)로 인해 한 경기 약 11만원에 달하는 금액, 전 세계 생중계, 대전료만 해도 약 2700여억원 등 성사 그 자체로 폭발적 관심을 불러 모았다. 최근 세계적 관심은 UFC로 대변되는 종합격투기에 쏠리고 있다. 예전 복싱의 명성을 종합격투기가 대체하고 있다. UFC는 사실상 신체 전 부위를 활용한 공격과 타격이 가능하면서 화끈한 경기력, 유혈이 낭자하며 목숨에 위협이 갈 정도로 잔인한 KO 등이 주를 이루며 더 강하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반면 복싱은 여전히 글러브를 낀 채 상체 타격만을 고집했다. 그럼에도 이번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는 그동안 부진한 인기를 보였던 복싱에서 전 세계적 관심이 일었기에 복싱계는 이번 경기를 계기로 다시금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무패 복서‘8체급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가진 선수답지 않게 지나치게 신중한 경기로 시종일관 진행됐다.

이에 다운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경기 후 두 선수의 얼굴은 상처하나 없이 깨끗했다. 경기 후 환호성보다 야유가 더 컸다. 메이웨더는 늘 그랬듯 피하고 방어를 주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만큼은 달랐어야 했다고 평가한다. 파퀴아오의 공격이 심하지 않았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도 됐다고 말한다. 파퀴아오는 더 적극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부상 숨긴 파퀴아오

 

지난 5일 미국 네바다주 체육협회가 파퀴아오가 위증을 했다. 그를 처벌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퀴아오는 경기 전 작성해 제출한 컨디션 체크리스트에서 어깨나 팔꿈치, 손에 따로 설명이 필요한 부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체크했다.

만약 파퀴아오가 부상이 있다고 밝혔다면 정밀검사를 받고 경기가 취소될 수 있었다. 네바다주 법에 따르면 위증을 할 경우 최고 4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퀴아오 측에서는 체크리스트를 파퀴아오가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파퀴아오의 조언자인 마이클 콘크가 파퀴아오 대신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고 한다. 콘크는 체크리스트는 내가 대신 작성했다. 단순한 실수였다. 우리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파퀴아오는 위증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퀴아오는 메이웨더와 대결하기 일주일 전 훈련 중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경기 후 MRI 검사결과 파퀴아오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의 재활에는 9개월에서 12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졸전에 분통터져

 

한국 복싱계의 대부인 현 한국권투위원회 홍수환 회장은 역대 타이틀전 가운데 가장 재미없는 경기였다. 두 선수에게 대전료 지급을 하면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더불어 종합격투기 UFC의 최고 대전료는 6070억 원 수준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경기는 2천억 원이 넘었다. 그런데도 팬들에게 이 정도 재미밖에 주지 못하니 UFC가 인기를 얻는 것이다. 이러다가 UFC에게 밀릴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이번 경기는 복싱의 몰락 이유를 보여주는 표본적인 경기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기로 복싱의 부흥을 예상했지만 이번 경기는 복싱의 멸망을 보여줬다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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