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호 공정뉴스 대표 정치평론가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는 서로 자기만 옳으니 그르니 하면서 말다툼 한다는 뜻으로 변질되었다. 작금의 현실에 맞는 말이다.

꽃이 만개한 화사한 봄날 정치인들은 당쟁(黨爭)으로 허송세월(虛送歲月)만 하고 있다. 그들은 모든 것에 당리당략을 우선으로 한다. 심지어 시민의 안전과 생명 보장을 공언(公言)한 세월호법 제정까지 당쟁으로 일삼는 판이다.

임진()과 정유(丁酉) 양난() 전후(前後)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정쟁으로 일관하던 때를 연상()하게 한다.

전란으로 죽어간 백성보다 당리당략을 우선했던 그들의 권력욕을 느끼게 한다.

세상사 자연의 이치는 옳고 그른 것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기준에 따라 옳으니 그르니 분별하면서 평생을 살아간다. 인생사 복잡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옳으니 그르니, 좋으니 싫으니, 이 것 두 가지가 전부다.

여야는 고 성완종 회장의 죽음에 대한 수사과정을 아전인수격인 정쟁으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의 중심을 잡고 진행할 수 있게 하려면 훈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사표를 쓴 이완구 총리부터 청와대, 야당까지 본인 입맛에 맞는 수사를 요구하는 형태다. 고고한 척 품격을 내세우다가도 자신의 욕심과 치부를 가리기 위해 유치하고 천박한 민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대개는 분노와 참담함과 비웃음을 자아내는 이런 재주를 이겨낼 방법을 알지 못한다.

지금은 시시비비(是是非非)가 아니다.

국가경제를 위해 골든타임을 주창했던 게 불과 얼마 전인데 정치논리에 빠져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단 말인가?

정치인들은 본질을 흐리게 만드는 것도 선수다. 그들의 손에만 들어가면 무엇이든 실체가 모호해 진다. 옳은 것도 없고, 그른 것도 없다. 잘못한 사람은 있으나 누구인지 확연한 실체가 없다. 우리 편과 다른 편만 있다. 본질은 사라지고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편싸움이 돼버린다. 성완종 파문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지난 20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불법 정치자금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 했다. 또한 한 곳에 국한해 수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검찰은 정치개혁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내 달라고 했다. 대통령의 정치개혁 차원의 수사 당부에 어느새 고인의 메모에 있는 금품수수 명단은 가려지고, 이전 참여정부의 성완종씨 사면 문제가 전면에 부상했다.

이번에도 본말을 전도시키려는 공작의 냄새가 솔솔 난다. 비극이다. 의혹의 당사자인 이 총리와 메모에 거론된 사람을 조사하면 되는 것을 전직 정권의 사면으로 방향타를 돌리는 것부터 이야기하다니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의혹을 받지 않는 처지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해서 야당 정치인의 불법 정치자금을 찾아낸들 국민이 믿어줄 것인가. 또한 검찰은 떳떳할 수 있을까. 검찰이 작정하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성완종 회장의 자살도 별건수사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죽기 직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 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고 했다. “저거랑 제 것을 딜 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 할 게 있어야지요라는 말도 했다. 성씨에게 자원외교 쪽에 뭐라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면 이번엔 야당 선거자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요구한 흔적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이야말로 김진태 검찰총장이 지양하겠다고 강조해온 수사 아닌가?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시위 과정에서 한 청년이 태극기를 불태워 이른바 빨갱이 논쟁을 불러왔다. 경찰이 태극기를 불태운 청년을 추적한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일부에서 세월호를 빙자한 반정부 이적 세력을 더 이상 국민과 경찰은 좌시해선 안 된다. 국기를 모독하는 자들은 즉각 체포하라며 또다른 시비거리를 만들었다.

태극기를 태운사람은 법대로 처벌하고 세월호유족의 분노를 이해할 수는 없는 건가.

여당은 야당 대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야당은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특검을 도입하자고 한다. 여당 대표는 특검은 환영하지만 새로운 특검법을 만들어 특검하자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모든 진실이 정치인을 거치면 본말이 전도되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 더이상 시시비비(是是非非) 하지 말고 잘못된 것은 과감히 손을 보고 더 이상 정쟁으로 가는 길은 피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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