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 성장률이 앞으로 몇 달간 부진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 각국의 경제 회복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 열등생이었던 스페인은 선전하고 있다. 경제성장률과 경기를 예측하는 지수 모두 독일을 앞서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회원국 및 주요 지역의 `6월 선행지수`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6월 이후 경기 위축 조짐이 뚜렷해졌다. OECD는 휴가철을 맞아 조업 일수가 감소한 게 주요인이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 회복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6월 선행지수는 100.2069로 전달(100.4342)대비 하락했다. 지난 1월 이후 5개월째 하락세다. 반면 유로존 경제 열등생 스페인의 선행지수는 102.8542로 20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독일은 물론 유로존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OECD는 선행지수로 볼 때 독일이 당분간 경제 성장세를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외에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선행지수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만이 확연한 성장세를 달리고 있을 뿐이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의 전망과도 비슷하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일 자체 조사한 결과 유로존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0.1%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앞선 1분기(0.2%)보다 둔화된 수치다.

독일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0.1%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됐다. 특히 0.6% 성장이 예상되는 스페인에도 뒤쳐지는 실적이다. 독일 경제 성장률이 스페인에 추월당한 것은 최근 5년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유로존 경제를 이끌었던 독일 경제가 부진에 빠지면서 이곳 경제 회복 속도도 둔화됐다는 데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놓고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점도 유럽 경제에는 악재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유로존내 저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저성장 국면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월 과감한 경기부양정책을 펼쳤지만 계속되는 저성장과 가중되는 부채로 유로존 국가들이 느끼는 부담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의 선행지표는 경제 활동이 확장세와 둔화세로 바뀌는 전환점을 찾기 위해 고안된 지표다. 경제·사회적 다양한 자료에 기반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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