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 한국을 방한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이 몰고 올 국내외 경제적 파급효과가 10조원 이상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중국 국가주석의 취임 후 첫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밀착관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주석이 북한과 일본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양국 간 협력 강도가 더욱 굳건해질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시 주석의 방한 일정에는 역대 최다인 250여 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양국의 교역량은 수교를 맺은 지 22년이 지난 현재 40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은 우리에게 있어 최대의 수출대상국이며, 우리나라 또한 중국의 4대 교역국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시 주석이 이번 방한에서 어떤 투자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인지도 관심사다. 시 주석은 해외 순방 때마다 대규모 경제협력 패키지를 제시해왔다. 재계는 이번 시 주석의 방한이 대(對)중국 사업 재도약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TA, “윈윈 전략”

4일, 두 정상은 2년여 동안 협상이 이어져 온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 FTA를 연내 타결시키자는데 사실상 합의했다.

지난해 한ㆍ중 교역은 27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교를 맺을 당시만 해도 64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년이 지나면서 교역 규모가 40배 이상 증가했다. 또 2002년까지는 미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었지만 그 뒤로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 됐다. 한국의 전체 수출품 가운데 4분의 1이 중국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수입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한국이 일본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했지만 2007년부터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입대상국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전체 교역 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한중FTA가 체결되면 GDP는 2.3% 정도 증가하고 매년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35억달러 정도 흑자가 더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경제에는 분명히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통신기기나 자동차, 전기전자, 철강, 석유화학 쪽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동안 중국 관광객으로 국내 유통기업이 좋은 실적을 냈었는데 본토 인구는 중국 관광객의 270배라는 것을 감안하면, 13억 5천만 명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열린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다.

중국에서 우리 물건을 소비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20~30%, 많게는 100%였던 관세가 완화돼 가격 부담이 줄어든다. 관세가 철폐되고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커다란 시장이 열려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내수 확대, 도시화, 환경보호를 새로운 경제 키워드로 내세운 중국으로서도 한국의 기술력과 제품에 구미가 당기는 상황이다.

이제 한국에게 남겨진 큰 숙제는 농수산물 문제다. 지금도 시중에 넘치는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의 수입 문턱을 낮추면 국내 농수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위안 직거래시장 개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도 한·중 양국 정부가 합의했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기존에 달러로 각 통화를 환전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생략돼 원화와 위안화 거래가 가능하며 거래비용이 줄고,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환변동으로 인한 환리스크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 우리 수출기업이 결제대금으로 받은 위안화를 은행 등에서 바로 원화로 환전할 수 있고 금융기관은 위안화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국 내 채권이나 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결제통화 다변화와 함께 이를 통한 다양한 신규 수익모델 창출이라는 기대효과를 낳는다는 게 정부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존에 위안화로만 수출대금을 결제하는 소규모 분야에 대한 중국 수출이 더욱 확대되는 길도 열린다.

그동안 위안화를 달러로 바꿀 경우 환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됐지만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굳이 달러로 바꾸지 않아도 되는 만큼 환리스크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인적 교류도 ‘시진핑 효과’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433만명이었다. 중국으로 간 한국인도 397만명에 달했다.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인이 78만명, 중국에 체류하는 한국인이 80만명이다.

한국과 중국간의 인적 교류는 중국인 방한객의 급속한 증가추세로 인해 올해 중 방중,방한을 합쳐 1000만명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중국인 방한객은 총 209만5749명을 기록해 올해말까지 550만명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관광국 집계결과 최근 10년간 연평균 400만명을 기록한 한국인의 방중은 올해 양국 관계가 호전되면서 45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의 방한은 2004년 60만명 수준이었다가 2007년 처음으로 100만을 돌파했고, 그로부터 4년뒤인 2011년 200만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30만명으로 늘어 수직상승세를 보였다.

올해에도 폭증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5월 한달에만 51만7031명이 한국을 방문에 작년5월에 비해 85.5%의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1~5월 누계에서도 작년대비 56.8% 성장세이다.

한국인의 중국방문은 2004년 280만명이었다가 2007년 470만명으로 증가했고, 한중관계가 냉랭해진 2009년 319만명 수준으로 낮아졌다가 다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00만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35만2000명으로 지난해 5월(32만4000명)에 비해 8.6%늘었다. 올해 1~5월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158만64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늘었다.

한국인 방중은 중국인 방한보다 계속 높았다가 지난해부터 역전됐다.

방한 외국인의 1인당 씀씀이는 2012년부터 중국인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측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이후 산업ㆍ경제ㆍ관광 부문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경우 인적 교류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활발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대기업, 절호의 기회

현재 중국에는 삼성 , 현대 , LG, CJ, 포스코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대부분 진출해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올해 6월말 기준 중국에 설립된 한국 기업의 현지 법인 수는 2만3000여개로 추정된다. 지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100~800개의 신설 법인이 생겨났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는 해마다 1000~2300여개의 법인이 중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는 신설법인 수가 연도별로 1000개 아래로 떨어졌지만 중국 시장의 한국 신설 법인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리면서 국내 기업들은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삼성은 중국에서 총 12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수교 이후 지난해 말 기준 누계투자액이 168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중국 내 외자기업 중 최대 투자 규모다. 지난 1995년 삼성 중국본사가 출범한 이후 2012년 현재 삼성 내 23개 계열사가 중국 각 지역에 166개 지점과 법인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2년 베이징현대를 설립하며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2014 중국 판매 만족도 평가(SSI)'에서 베이징현대(현대차 중국법인)가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또 올해 1월 월간 최대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2월에는 누적 판매 8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어난 72만6011대를 판매해 중국 승용차 시장 2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LG그룹은 1993년 LG전자가 중국 후이저우에 생산법인을 처음 설립한 이래 현재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6개 계열사에서 34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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