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테마주’ 투자주의보

대북 송전주 연일 ‘상한가’…방산주는 곤두박질
낙폭과다에 따른 상승…“섣부른 투자는 금물”

 

지난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혼란에 빠졌던 국내 증시가 이내 안정을 되찾았지만 이른바 ‘북한 테마주’들은 여전히 어지럽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망소식이 들려온 직후 치솟았던 방위산업주는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폭락을 면치 못했던 남북경협주는 반등하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이 전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북 송전주가 주목받고 있다.

 

광명전기는 23일 전일대비 410원(14.96%) 오르면서 상한가인 3150원에 장을 마쳤다. 제룡전기도 이날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에 올라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됐음에도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면서 전날보다 450원(14.90%) 뛴 3470원을 기록했다. 이화전기와 선도전기역시 21일부터 급등하면서 이날 나란히 상한가를 쳤다.

이는 북한의 조기 안정을 전망하는 보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미국이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인정했으며 우리 정부는 제한적이나마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의 조문 방문을 허용했다. 여기에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 선정 발표도 영향을 미쳤지만,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의 만남으로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이렇듯 한반도의 불안감이 잦아들면서 남북경협기대감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좋은사람들은 이날 전일대비 14.35% 오른 2430원을 기록하며 사흘째 웃었다. 로만손역시 3일 연속 상승을 이어가며 장중 상한가 가까이 뛰었다.

가스관 관련주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전날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연결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밝혀 기대감이 커진 이유다.

이에 동양철관과 하이스틸이 각각 14.89%, 14.97% 급등하면서 2855원, 4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경협관련주로 분류되는 현대걸설과 남광토건도 이날 상승마감했다.

또한 대북 비료지원 기대감에 관련 농업주들도 크게 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계획 발표가 있었고,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에 협조한다면 대규모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비료업체인 조비가 사흘째 상승했고, 남해화학도 이번 주 내내 오름세를 지속했다. 연일 상승을 이어온 효성오앤비는 장중 상한가 가까이 오르다가 마감을 앞두고 소폭 내렸다. 

반면 김 위원장 사망소식과 함께 안보 불안감에 급등했던 방산주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군사용 무선통신장비업체인 휴니드는 23일 6.62% 떨어지면서 3455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9일 29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다음날까지 이틀 간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22일 하락세로 돌아섰다.

마찬가지로 지난 19일과 20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던 빅텍과 스페코도 23일 각각 1670원(-1.47%), 2545원(-3.23%)으로 고꾸라졌다. 방산용 전원공급기 제조업체 빅텍은 사흘연속 떨어지며 21일에는 전일대비 7.7%가 하락하기도 했다.

또한 무인항공기 제조업체인 퍼스텍은 19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날에도 크게 올랐지만 하루 만에 하락반전했다.

이 밖에 식료품관련주나 정치인관련주 등도 오르락내리락하며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뚜렷한 이유를 모르는 상태로 명암을 달리한 북한 테마주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급등한 종목들은 낙폭과대에 따라 반등한 것일 뿐, 아직 이렇다 할 경협관련 호재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갑작스런 급등과 마찬가지로 느닷없는 폭락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정부의 대북 정보력에 대한 취약성이 드러난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시장에서 테마주들의 난립이 예상된다”며  “불분명한 북한관련 변수를 추측해 섣불리 투자하지 말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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