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믹스와 차별화된 전략 만들기 고심
경제성장과 복지성장 두 마리 도끼 잡기

한국증권연구소 손부호 연구원
대선의 전략은 정치가 아니다. 경제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다. DJ, MB 등이 당선될 수 있던 주요 정책과 이미지는 경제였다. 2012년 대선에선 더욱 경제문제가 부각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가 위기이다. 한국경제에도 나비효과가 영향을 받고 있다. 산업전반이 경기 침체의 늪에 빠졌다. 최근에는 모든 이슈가 경제와 연관되다 보니 차기 대선을 꿈꾸는 정치인으로서 콘텐츠가 있는 유능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려고 몸값 높이기에 몰두 중인 것이다.

특히 교육, 보육, 일자리, 복지 등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야 잠룡들은 모두 한 결 같이 경제에 폭 빠졌다.

대통령 선거 집권전략의 ‘경제’가 핵심 키워드로 삼으면서, 이들 유력정치인들의 경제 가정교사 역할을 담당하는 대학 교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현안 문제 놓고 토론식 경제공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경제·복지정책 기조와 경제 지식을 조금씩 내비치며 대권을 향해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이전까지 경제 분야에 문외하다는 이미지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경제·복지 정책을 단계적으로 알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상임위를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로 바꾼 뒤, 1년 동안 충실하게 공부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상임위에서 발언하는 빈도와 비판 수위도 부쩍 높아졌다.

지난 6월 13일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하고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25%밖에 안 된다"며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영세 사업주 및 근로자의 사회보험료 부담을 소득에 따라 최고 절반까지 차등 경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과도한 복지정책이 국가 재정을 손상시킬 수 있는 만큼 복지의 대상과 목표를 명확히 해 전달성과 유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이어 6월 14일에도 "2010년 소득분배 지표를 보면 지니계수나 소득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에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소득 재분배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우회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자신의 경제지식을 내비치며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도 쌓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더 나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경제 관련 서적을 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게 반(反)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저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다. 이 책은 성장, 분배, 복지가 선순환하는 자본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평을 받는다.

`자연 자본주의(Natural Capitalism)'라는 책도 최근 관심을 갖고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을 강조하는 대안 자본주의의 틀을 제시한 이 책은 지난 1999년 초판발행 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적 명사들의 격찬 속에 유명세를 탔다.

박 전 대표의 탐독 목록에는 선대인 김광수 경제연구소 부소장이 쓴 `(택스) 프리 라이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자신들 좋은 일에 세금을 흥청망청 쓰는 `특권층 무임승차자'의 행태를 고발한 저서이다.

박 전 대표는 경제 서적은 아니지만 작년 하반기 대표적 베스트셀러였던 `정의란 무엇인가'도 큰 관심을 갖고 두 번이나 탐독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경제 분야의 저명한 교수들과도 현안을 놓고 자주 토론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사례 연구)'인 셈이다.

박 전 대표는 토론 방식 공부도 선호한다. 주제를 정해 발표자와 발제자가 얘기한 후 질의응답이나 토론하는 방식이다. 박 전 대표는 이슈에 대해 예습하고, 해당 분야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면 당내 경제통 의원들에게 묻기도 한다는 것.

경제관련 자문은 박 전 대표의 ‘경제선생님’으로 통하는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의 이한구 의원, 김광두(국가미래연구원 원장) 서강대 교수,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김영세 연세대 교수(이해운 의원 남편), 김용환 전 재무부 장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진보 쪽 학자들과도 교류 폭을 넓히며 양쪽 의견을 모두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복지 분야에 대한 관심도 크다. 경제와 맞물려 있는 대표적인 분야기도 하다. 복지 분야에선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 최성재 서울대 교수 등이 공부 파트너다. 보건의료 분야에선 안명옥 전 한나라당 의원과 윤방부 가천의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손학규 당내 경제공부 모임 결성 ‘열공’

4.27재보선에서 승리하며 당당하게 입성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속한 기획재정위를 상임위로 선택, 경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최근 현안문제로 급부상한 반값 등록금 문제를 놓고 반값등록금을 포퓰리즘이라고 말한 경제단체들을 향해 손 대표는 “피 맺힌 학생들의 절규가 포퓰리즘이냐"고 자신의 철학을 피력했다.

지난 6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등록금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끊고 생활이 피폐해지는데 경제단체는 반값등록금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한다"면서 "감세가 투자를 촉진하고 고용을 창출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간 대기업들은 얼마나 투자를 했느냐. 이제 대기업이 양극화 해소의 주체가 되고, 해결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서민들의 경제에 대한 관심사에 대해 대변하며,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도 쌓아가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와 같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에 들어가면서 지난 5월 8일, 당내 경제공부 모임을 결성했다.

이 모임에는 손 대표, 김진표 원내대표, 강봉균 홍재형 이용섭 장병완 의원 등 경제부처 장관 출신, 김효석 우제창 의원 등 경제 전문가 그룹, 정무위 소속으로 금융통인 이성남 박선숙 의원 등 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첫째ㆍ셋째주 조찬을 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 모임은 각종 경제 현안을 사전에 조율하여 당내 혼선을 최소화하고 효율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다.

모임 소속의 한 핵심 의원은 "경제와 복지의 `아름다운 동행'을 모토로 손 대표의 `민생진보'를 정책적으로 다듬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될 것"이라며 "경제 문제가 차기 대선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양한 외부 전문가를 모임에 초청해 폭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우제창 의원은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최근 불거진 복지 이슈의 근간은 경제"라며 "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권 주자로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임은 손 대표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과 `투 트랙`으로 손 대표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모임 소속 의원 상당수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손 대표의 경제 정책이 `우클릭'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모임측 인사들은 "이념적 관점이 아닌 민생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경기도지사 재임하면서 해외에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경기도에 외자 유치 등을 통해 ‘경제대통령’이미지를 각인시킨바 있다.

김문수 현장형 경제공부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투자 통상대표단을 이끌고 해외를 순방하며 외자유치를 추진,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 부각에 노력하고 있다.

그는 현장을 오가며 현안문제를 직접 챙기고, 도정 파트너인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원들과 토론을 통해 ‘경제공부’를 하는 ‘현장형 공부’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기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경기도 발전방향과 관련된 리포트를 꼼꼼히 챙겨 연구원과 직접 현장을 방문에 현안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김 지사는 현장형이다. 해외 출장 때에도 하루 3~4시간 밖에 못 자는 투자유치 강행군을 했다. 도정에 현안과 관련된 리포트를 쓴 연구원이 있으면, 함께 현장으로 가 이른바 `끝장 질의응답`을 통해 해결하는 ‘현장형’ 스터디 방법을 쓰고 있다. 이는 도정 업무를 챙기면서 현장 중심의 경제공부를 하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경제문제 중 국부 증진에 대해 큰 관심이 전해지고 있다.

국가와 가계 번영의 핵심을 각각 기업과 일자리로 보고, 기업 경쟁력 강화와 노동 문제에 대해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이사장과도 수시로 토론하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 복지정책 중심 경제 공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복지정책을 중심으로 경제 공부에 열중이다.

현대중공업의 오너이자 경제전문가이다.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경제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각 분야 교수 및 전문가그룹과 함께 수시로 현안을 공부한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이홍구 전 총리,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김용호 인하대교수(한국정치학학회 전 회장) 등이 경제 전반에 대해,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복지정책에 대해 정 전 대표에게 조언하고 있다.

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최대 이슈가 경제다. 요즘 경제 전문가들과 수시로 모임을 갖고 경제 현안들에 대해 자주 토론을 벌인다”고 전했다.

6~70년대 대한민국 산업을 일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세로서 기업의 오너이자 경제전문가로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유일한 대안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경제 대통령’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경제·경영학 교수와 미래성장 토론

‘리틀대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 오세훈 시장도 경제에 대해 열공중이다. 그의 관심사는 ‘미래 성장 동력’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항상 미래 경쟁력을 높이려면 창의적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그는 한 달에 두 번씩 주말에 경제ㆍ경영학 교수들과 개인적으로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해 3~4시간씩 토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장형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일반 기업체에 다니는 부장들과 임원들과도 수시로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오 시장이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내놓은 `일자리 창출 대책`과 `중소기업 지원대책`은 주로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특히 경영학 서적을 좋아해서 꾸준히 읽고 있다. 시장으로서 정책을 최종적으로 내놓을 때의 `판단 지침`으로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삼고 있다고 측근에게 종종 말한다고 한다.

서울시장으로서 그의 경제 성과는 외국인 투자여건 개선을 꼽았다. 디자인, 문화, 해외도시마케팅을 강화시켜 서울을 도시, 금융, 관광 경쟁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이다.

도시경쟁력이 2006년 27위에서 2010년 9위로 올라섰다. 금융경쟁력지표는 53위에서 16위로 30계단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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