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닝썬 게이트' 수사 '용두사미'로 끝내...검찰 송치

2019-06-25     오혁진 기자

경찰의 ‘버닝썬 게이트’ 수사가 마무리 됐다. 25일 경찰이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의 핵심 인물인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를 검찰에 넘긴 것이다.

승리와 성매매·버닝썬 자금 횡령 등의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34) 및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윤모 총경도 이날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광역수사대는 이날 승리를 성매매처벌법 위반(알선·성매매)·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식품위생법 위반 등 총 7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윤 총경에 대해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이날 승리 등과 함께 기소의견 송치했다. 승리·유 전 대표와 윤 총경 등 40명의 사건 관계자가 이날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대만인·홍콩인 일행 및 일본 사업가들을 상대로 수차례 성매매 행위를 알선했다.

승리는 성매매 알선 전반에 관해 '유 전 대표가 알아서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에 쓰인 비용을 4200만원가량으로 파악했다.

승리는 유 전 대표와 함께 버닝썬의 수익금 11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승리와 버닝썬의 대주주 전원산업을 "횡령의 양대 축"이라고 표현했다. 승리 측은 11억2000만여원을, 전원산업 측은 7억3000만여원을 횡령하는 등 총 18억원이 넘는 버닝썬의 수익금이 횡령됐다. 승리 측에서는 승리·유 전 대표·대만인 투자자 린사모·린사모의 가이드 안모씨·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 등 5명이 횡령에 가담했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로 5억2800만원가량을 직접 챙겼다. 버닝썬의 지분 20%를 소유하고 있던 린사모와 안씨는 클럽 MD 급여 명목 등으로 5억6600만여원을 빼돌렸다.

전원산업 측에서는 전원산업 이모 회장과 최모 대표 및 이문호·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 4명이 자금 횡령에 가담했다. 이들은 버닝썬에 10억원가량의 시설투자를 한 뒤 임대료를 부풀려 이를 회수할 목적으로 횡령에 나섰다.

'승리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윤 총경에게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윤 총경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송치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지적에 대해 "(윤 총경 사건 관계인인) 유 전 대표의 버닝썬 횡령에 대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혐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며 "사건을 어느 정도 정리할 때까지는 보류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윤 총경 사건을 수사하던 중 버닝썬 대표 이씨 등 2명에 대해서 배임수증재 혐의도 확인했다. 이씨가 몽키뮤지엄 직원으로 일하던 중 주류회사와의 계약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

또 몽키뮤지엄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당시 해당 업소의 영업 형태에 관해 이용객들의 진술을 허위로 꾸며 수사기관에 제출한 혐의(사문서 등 위조)로 몽키뮤지엄 직원 최모씨도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