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경영권 승계 전쟁사⓵-롯데그룹] 형제의 난 신동빈 勝, 경영권 휴화산
[국내기업 경영권 승계 전쟁사⓵-롯데그룹] 형제의 난 신동빈 勝, 경영권 휴화산
  • 임지영 기자
  • 승인 2020.02.14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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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창업주 신격호 회장과 형 신동주 마저 동생 신동빈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해야 할 대기업이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막장드라마를 보여줬다. 경영권 분쟁은 소비자 불신이 되어 불매운동까지 이어지는 시련을 겪었다. 결국 롯데그룹 신동주·신동빈 형제간의 전쟁은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2020119일 롯데 그룹의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향년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신격호 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에서 롯데를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신회장은 1944년 일본에서 맨손으로 껌사업에 뛰어들며 롯데를 국내 재개순위 5위 기업으로 키워낸 자수성가 사업가이다.

[사진=롯데그룹공식블로그]
[사진=롯데그룹공식블로그]

신회장은 1996년부터 롯데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장남 신동주, 차남 신동빈 두 아들의 후계자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경쟁을 시켰다. 그는 장남 신동주에게는 일본 롯데그룹을, 신동빈에게는 한국 롯데그룹을 각각 경영하게 했다.

이후 2004년 차남 신동빈은 롯데 정책본부장을 맡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하면서 10년만에 약 4배 가까운 매출을 증가시켰다. 반면 장남인 신동주가 이끈 일본롯데는 한국롯데의 매출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차남 신동빈이 후계자 자리를 굳히게 되는 양상을 보였다.

신회장은 2011년 신동빈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총괄회장을 맡게 된다. 그러던 중 20151월 장남인 신동주가 신회장의 눈밖에 나면서 일본 롯데그룹의 모든 임원직에서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에 신동주는 아내 조은주 씨와 함께 신격호 명예회장의 집무실 앞에서 열흘간 석고대죄를 하며 아버지와의 관계를 겨우 회복한다.

이후 신동빈은 2015716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한국-일본 양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받게 되는 유일한 후계자가 된다.

[사진=롯데그룹공식블로그]
[사진=롯데그룹공식블로그]

그러나 신회장은 신동빈이 한국 실적을 자신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을 경영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에 신회장은 18일 신동빈에 대해 일본 롯데그룹에서 해임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신동빈은 부친인 신격호를 만나지도 않았고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갈등은 불거진다.

이에 신동주는 같은 달 27, 신격호 명예회장과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대동하고 일본 롯데 홀딩스를 찾아 신동빈을 비롯한 이사 6명의 해임을 시도하면서 형제의 난을 일으킨다.

그러나 신동빈은 일본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열고 부친의 해임 구두명령을 불법으로 간주하며 신격호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회장에서 강제 퇴임시키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면서 신동주의 쿠테타는 결국 물거품이 됐다.

[사진=롯데제공]
[사진=롯데제공]

이 과정에서 롯데의 복잡한 한일 지배구조가 드러났다. 또한 일본 도쿄의 포장재 회사인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28.1%)이며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도 5.4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롯데가 일본그룹인지 한국그룹인지를 놓고 국적논란이 불거지며 불매운동까지 일었다. 롯데의 이미지가 추락하자 신동빈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한다.

이후 신회장이 장남인 신동주의 편을 들며 후계자는 장남이라고 나선다. 그러자 신동빈 측은 부친이 치매를 앓고 있다정상적 판단이 힘들다고 맞섰다. 이 때문에 신회장은 정신감정을 받아야하는 수모를 겪는다. 실제로 신회장은 20164, 치매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치매 치료제인 아리셉트는 2010년부터 복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롯데그룹공식블로그]
[사진=롯데그룹공식블로그]

그후 신동빈은 20158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서 롯데그룹 회장으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다. 201510월초 신동주는 광윤사 주식 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신동주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2016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친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측이 모두 승리를 거두게 된다. 신동주가 광윤사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다른 주주들이 모두 신동빈의 편에 선 것이 승리 요인이였다.

그리고 2017624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측에서 상정한 안건들이 죄다 부결된다. 그뿐 아니라 신회장의 이사직을 재선임하지 않는 인사안이 통과된다.

이로써 신동빈은 명실상부한 롯데그룹의 최고 경영자로 우뚝 서게 되고 4차에 걸친 왕자의 난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다.

이후 신회장은 20157월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이 커지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과 이듬해 롯데제과 등기이사직에서 49년 만에 물러난다.

그러나 신동빈은 2018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로 복역을 하게된다. 이때 신동주는 신동빈이 복역중인 구치소로 화해를 청하는 편지를 3차례 보내며 화해를 청했다. 신동주는 편지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멈추자고 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를 해소해 롯데 그룹을 독립시킬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일본 롯데를 신동주 자신이, 한국 롯데를 신동빈이 경영하자고 했다. 그러나 신동빈 측은 화해 시도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거절한다.

경영권에서 물러나게 된 신회장은 이후 고령에 치매까지 앓면서 수시로 서울 아산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다. 신회장은 몇 차례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후 신회장은 20118일 밤 병세가 급격하게 악화돼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119일 오후 430분쯤 가족들과 임원진들이 모여있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향년 99세였다.

두 형제의 골이 깊어진 책임은 부친인 신격호 회장에게 있다. 그는 경영권에 대한 욕심으로 90세가 넘어서까지 총괄회장이라는 명목하에 현직에서 회사를 운영해왔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후계자 지정도 하지 않고 일선에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나이가 들면 판단력이 점점 흐려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게 보통이지만 그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두 형제의 사이만 멀어지게 만든 채 눈을 감았다. 두 형제는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함께 상주로 있었지만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신격호 회장의 상속인은 첫째부인 노순화 씨 사이에서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둘째 부인인 일본인 시케미쓰 하스코 사이에서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을 뒀으며 세 번째 부인 서미경씨 사이에서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명을 뒀다.

10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신격호 회장의 동생으로는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있다.

신격호 회장의 보유자산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롯제지주(보통주3.1%),롯데홈쇼핑(0.93%),롯데제과(4.48%),롯데칠성음료(보통주1.3%)등 국내 4개 상장사 지분가치는 2200억원 대이다.인천시 계양구 4500억원 상당의 골프장 부지(1667392)도 보유중이다.

만일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그룹의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내용의 유언장이 나올 경우 주주들의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신격호 회장이 수년간 치매를 앓고 있었다는 점을 미뤄볼 때 법적인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거라는 견해도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신격호 회장의 지분을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나눠 상속받는다 해도 지금의 신동빈 단독체제는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신동빈 측은 고인의 유언이나 유언장은 없다라고 전해 경영권 분쟁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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