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형오 위원장이 12일 중진들 험지 출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한국당 김형오 위원장이 12일 중진들 험지 출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홍준표 전 대표가 고향 창원을 버리고 양산 출마를 수용할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절반의 수학’이라고 일부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12일 한국당 인재영입 기자회견장에서 홍준표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험지 공천을 놓고 더는 길게 논쟁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전날 경남 양산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맞붙겠다고 밝힌 홍준표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한 질문에 “‘잘못된 장소’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의사를 피력함으로써 절반의 수확은 거뒀다”고 자평했다. 

거듭된 기자들 질문에 하나로 묶어 답변하겠다며 홍준표 전 대표나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거목에 비유하며 공천에 대한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그는 “거목이 될 나무를 엉뚱한 데 뿌리내리도록 하면 거목으로 자랄 수 없다”고 전제하며 “햇볕 잘 들고 양지바른 곳에 옮겨야 거목으로 자란다. 응달에선 거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주장만을 앞세워 당내 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비판하며 “앞으로도 당을 이끌 장수로서의 언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제 자기가 가려고 했던 그 지역구에서 떠나겠다는 의사가 나온 만큼, 그동안 자기를 도왔던 당원 동지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고마움과 배려의 마음을 보여주고, 그동안 자기가 머무르고자 했던 곳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 출발을 하는 게 돼야 한다"고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로써 홍 전 대표의 저항은 말 그대로 ‘공수표’로 끝났다. 그는 4ㆍ15 총선으로 25년 정치 여정을 마무리하겠다며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김형오 위원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양산으로 방향을 틀어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경남 대전을 치르게 됐다.  

김두관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전 대표가 삭풍 부는 들판에 선 신세가 되었다”며 “양산으로 오라. 기다리겠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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