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2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양성평등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국무조정실]

앞으로 공공기관과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은 성별 임금격차 현황과 해소방안을 정부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또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여성임원 1명 이상 할당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10차 양성평등위원회를 '제2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2020년 시행계획'을 심의하고 이 같은 내용의 6대 분야 총 221개 세부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고용평등과 여성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현황 공표와 공기업·준정부기관 양성평등 임원목표제가 시행된다. 

또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ALIO) 주요 화면(통계)을 통해서는 여성 임원비율을 공시하는 등 공공기관 여성임원 확대 방안이 지속해서 추진된다.

고용노동부에 성별임금 격차 현황과 해소방안을 내야 하는 기업은 고용평등 촉진을 위해 특정 성을 우대하는 '적극적고용개선조치(AA)'를 적용하는 사업장 전체다. 공공기관, 전체 지방공기업·공단, 대기업집단 중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이 해당한다.

이와 함께 자산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의 여성임원 1명 이상 할당제가 도입되고 상장법인 전체에 대한 임원 현황이 발표된다. 

정부는 국·공립대 교수의 성별 균형을 위해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해 국·공립대 교원의 성별 구성에 관한 연도별 목표 비율을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국·공립대 교원 중 특정 성별이 4분의 3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공=고용노동부]
[제공=고용노동부]

◇ 출산휴가 기간 중 계약 만료돼도 급여 지급 보장

일·생활 균형의 사회기반 조성을 위해 출산휴가 기간 중 계약이 만료되는 경우에도 출산전후휴가 급여 지급이 보장되도록 고용보험법 개정이 추진된다.

정부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이용자에 대해서도 불이익 금지 지침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매년 9월 1일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기념한다. 여권통문은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에서 이소사, 김소사의 이름으로 선언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이다. 여성의 근대적 권리인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성평등 교육 확산을 위해 교원자격 취득 필수기준에 양성평등,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여부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

중앙과 지역 간 성평등 격차를 해소하고, 성평등 문화가 지역사회 곳곳에 뿌리내리도록 기존 4곳에 있던 '지역양성평등센터'를 16개 시·도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추진하는 '제3차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 기본계획',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 심의권고' 이행 상황, '2018년도 국가성평등지수' 측정 결과도 심의했다.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 촉진을 위한 기본계획에는 ▲ 재직여성 경력단절 예방 내실화 ▲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강화 ▲ 다변화하는 일 방식·영역 대응 ▲ 돌봄 지원 체계 강화 ▲ 경력단절여성 정책 추진체계 정비 등이 담겼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제작한 'Kick The Glass:당신은 유리천장을 아시나요?' 프로젝트 장면. [제공=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 정 총리 "여성임원 비율 높은 기업, 이익률도 높아"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는 개인의 자아실현은 물론 초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우리 사회의 경제활력과 양성평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공공과 민간영역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 총리는 "선진국의 경우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의 이익률이 36.4% 더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며 "우리나라도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반드시 두도록 의무화된 것을 시작으로 여성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총리는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 시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로 일자리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새로운 산업 수요에 따른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취업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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